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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명시된 '평화' 쏙 뺀 尹대통령, '담대한 구상' 1년만에 뒤엎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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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명시된 '평화' 쏙 뺀 尹대통령, '담대한 구상' 1년만에 뒤엎기?

북민협 "헌법과 법률에 명시된 통일부의 역할 충실한 수행 필요…인도적 지원 계속 돼야"

남북관계 및 통일과 관련한 정부 역할에 대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만 강조하고 '평화'를 언급하지 않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북 지원 시민단체들은 헌법 정신을 온전히 담은 것이 아니라며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현다는 입장을 내놨다.

6일 (사)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이하 북민협)는 성명서를 통해 "우리 헌법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을 명시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자유민주'만을 강조하는 대통령의 발언이 '평화가 아닌 방식의 통일도 가능하다는 것인가 라는 불필요한 오해와 불안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정부는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2일 윤 대통령은 "앞으로 통일부는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통일이라는 헌법 정신에 따른 통일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며 헌법에 명시된 '평화' 부분은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북민협은 "헌법은 모든 국민에게 '평화적 통일'을 추진하라고 말한다. 대통령에게도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노력한다'고 국민 앞에 선서하게끔 하고 있다"며 "통일부는 대한민국이 분단국으로 통일을 지향하는 국가로 존재하는 한, 남북교류협력을 증진해야 할 책무가 있다. 정부는 헌법과 법률에 명시된 정부와 통일부의 존재 이유, 역할을 재확인하고,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민협은 윤 대통령이 "통일부는 북한지원부가 아니다"라고 말한 데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조직법 제31조는 '(통일부는) 통일 및 남북대화‧교류‧협력에 관한 정책의 수립, 통일교육, 그 밖에 통일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0조는 '인도적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인도주의와 동포애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역대 정부는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남북대화와 협력, 그리고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통일부의 기본 임무로 삼고 추진해 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통일부의 역할에서 인도협력 부문을 축소하는 것은 그간 남북이 경험했던 인도협력사업의 성과와 인도 지원에 대한 국제적 지지에 반하는 결정이며, 당초 윤석열 정부가 밝힌 국정과제 추진 계획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북민협은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5월 10일 취임사에서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북한 경제와 북한 주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다'고 밝혔고, 120대 국정과제에서도 통일부의 주요 과제로 '남북 간 인도적 문제 해결'을 명시했다"며 "그러나 최근 정부의 행보는 '담대한 구상'의 추진은 고사하고 한반도 평화 관리라는 일차적 책무마저 저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인도적 지원의 중요성은 또한 국제사회도 인정하는 바"라며 "그렇기에 현재 시행되고 있는 엄격한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는 인도적 지원은 대북 제재 예외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대북 인도지원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민협은 "정부와 민간의 인도적 지원이 지속돼 온 것은 비단 법과 규정에 정해져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대북지원과 남북협력사업은 그간 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상황을 개선함은 물론, 남북관계 증진과 한반도 평화 기반 조성에 큰 역할을 담당해 왔다"며 "그랬기에 지난 30여 년 간 수많은 종교단체, 시민사회단체, 민간단체 등은 정치적 성향이나 종교적 신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함께 연대하며 남북 간의 인도협력을 추진해 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민간이 추진해 온 인도적 지원과 교류협력의 역사는 한반도 평화정착의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며 "지난 30여 년간 이어져 온 인도적 대북협력의 역사와 성과를 우리 정부가 명확히 인식하며, 앞으로도 남북협력 증진의 책무를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5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특별전'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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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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