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현 정권 집권 이후 한반도 평화와 지역 안정의 핵심 축이라 할 수 있는 중국·러시아와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6.15 남북공동선언 23주년을 맞아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기념식 및 학술회의 인사말에서 "가장 우려스런 대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여당이 지난 8일 싱하이밍 중국 대사가 자신과의 만찬 자리에서 한국 외교정책을 비판한 것과 관련, 연일 민주당에 공세를 펴고 있는 데 대해 반격을 시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인사말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두 정상의 만남은 반세기 동안 이어진 적대의 시대를 끝내고 민족사의 새 장을 열었다"며 "6.15 선언은 남북관계 발전의 시금석이자 뿌리"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노무현 정부의 10.4 공동선언, 문재인 정부의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선언 등 민주당 정부의 대북정책 성과를 열거하며 "김대중 대통령이 뿌린 평화의 씨앗이 한반도를 지키는 거목으로 자라난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 대표는 이어 "남북관계가 항상 평탄한 길을 걸었던 것만은 아니다. 보수정부가 들어서면 강대강 대결적 정책이 반복되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부터는 '말(言) 길'까지 막히고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북한·중국·러시아 등에 대한 윤석열 정부 통일외교안보 분야 정책을 비판하면서 "이는 대한민국의 경제·안보 이익과 배치되고 특히 중·러와 북한을 밀착시키는 나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어야 한다"며 "국익 중심의 실용·실리 외교 원칙을 다시 한 번 되살릴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편향적 진영 외교로 한반도를 신냉전의 한복판에 밀어넣어선 안 된다"고 경고하며 "강경 일변도의 대북정책, 대결적 편향외교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정부가 6.15에서 한반도 평화의 해법을 찾을 것을 촉구한다 "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현재 북한의 핵 고도화와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가 갈등·대립으로 치닫고, 미중 간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23년 전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김대중 대통령의 담대한 지혜를 되새긴다"며 "6.15는 여전히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을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6.15의 뿌리라 할 수 있는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들었고,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는 노태우 대통령 때 이뤄진 것"이러며 "전임 정부의 평화 노력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민주당 정부가 노태우 정부의 평화정책을 발전시켰듯, 이 정부도 문재인 정부의 경험을 계승·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그는 부연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는 6.15 정신을 살려, 한미·북미가 이미 합의했고 중국도 동의한 4자 평화회담을 되살릴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며 "그 노력을 여야가 초당적으로 해 나가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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