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4월 총선 준비에 나섰다. 조강특위는 지역조직 정비를 임무로 하는 특별 당기구로, 통상 공천 작업의 밑그림을 그릴 기구로 여겨진다. 특위 구성이 친윤계 일색인 만큼 공천에도 당 주류인 친윤계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8일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지방조직 운영규정에 의해 이철규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배현진 조직부총장과 박성민 전략부총장을 당연직 위원으로, 함경우·박진호 당협위원장을 추천직 위원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조강특위는 "조직위원장 공모 및 선정 절차 진행을 위해"(지방조직운영규정 30조 5항) 설치되며, 사무총장과 조직·전략부총장은 당연직 위원장·위원이 된다.
조강특위 위원장이 된 이철규 사무총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총괄보좌역, 대선캠프 종합상황실장을 역임해 '윤핵관'으로 꼽혔던 인사다. 배 조직부총장은 인수위 시절 당선인 대변인을 지냈고, 박 전략부총장도 용산과 수시로 소통하는 핵심 실세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친윤계 재편 흐름의 중심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
추천직 위원 역시 함경우 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부터 '국민캠프' 정무보좌역을 맡았고, 박진호 경기 김포갑 당협위원장도 국민캠프 청년위원장을 지냈다. 배 부총장과 함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정진석 비대위 당시 꾸려진 조강특위에서도 위원을 맡기도 했다.
조강특위는 '7인 이내'로 구성하게 돼있어 아직 2명의 위원을 추가 임명할 수 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에 대해 "좋은 분을 추천받고 있다"고 했다.
이날 최고위 공개회의에서는 김기현 대표가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불참 선언을 비판하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천안함 막말' 논란에 대해 공세를 폈다.
김 대표는 "한국노총 지도부가 불법행위에 대한 경찰의 적법 진압을 이유로 경사노위에 불참한다고 한다"며 "그렇다면 불법 집회·시위를 계속 방치해야 하느냐"고 했다. 김 대표는 "노사관계에 법치주의 원칙이 확립돼야 한다"며 "법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는 집회·시위는 어떤 규제나 제한도 없이 자유롭게 보장될 것이지만, 불법에 대해서는 단호·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또 "돈봉투 쩐당대회, 김남국 코인게이트 등으로 부도덕성을 여실히 드러낸 민주당이 최근 저급한 인식·막말을 일삼은 문제 인사를 혁신위원장에 선정해 국민 공분을 자아냈다"고 야당 혁신위원장 인선 논란을 언급하면서 "이재명 대표는 4일이 지나도록 대국민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고 망언을 쏟아낸 권칠승 수석대변인에 대한 당직 박탈 및 징계 요구에도 침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현직 당 대표는 부정부패 혐의로 수사·재판을 받느라 법정을 들락거리고 있고, 직전 당 대표(송영길 전 대표)는 부르지도 않은 검찰에 미리 나가 1인 시위 쇼를 보여줬다"며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데 전·현직 대표부터 부정부패에 연루되니 당 기강이 세워질 수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자리에서 윤재옥 원내대표는 최근 '채용 세습' 논란에 휩싸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해 "선관위원장과 위원 전원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고, 감사원 감사를 통해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했다.
친윤 일색 조강특위 구성과 '노조 때리기'는 김기현 지도부 이래 계속되고 있는 '당정 일체화' 기조가 더 가속되는 양상임을 시사한다. 야당의 도덕성 이슈에 대한 공세, 선관위에 대한 압박도 이와 마찬가지로 내년 총선까지를 시야에 넣은 범여권 차원의 대응 기조에 속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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