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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정치교체' 선언했지만…당 혁신 노력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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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정치교체' 선언했지만…당 혁신 노력 실망스럽다"

6.2 지방선거 1년 맞은 김동연 경기도지사 …"尹대통령, 자유가 뭔지도 모르고 말해"

6.2 지방선거 1년을 맞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윤석열 정부 1년에 대한 비판적 평가와 함께,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김 지사는 특히 돈봉투 사태, 코인 사태 등 민주당 난맥상을 언급하며 "제가 '정치교체추진위원회'를 다시 만들자고 했는데 당 지도부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히고, 당 차원의 혁신 노력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했다.

김 지사는 2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진행된 <프레시안>과의 당선 1주년 인터뷰를 통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날 때마다 이 (정치개혁) 이야기를 강조했고, 원론적으로는 이 대표도 같은 생각인데 당에서 이런저런 복잡한 일들이 있어서 당무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尹 '중대선거구' 언급 때 당 대처 불만...더 크게 끌어안았어야"

김 지사는 "제가 정치를 하게 된 이유가 정치 교체, 정치 판을 바꾸기 위해서였다"면서 "그래서 대선 때 권력구조 개편, 즉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국민소환제, 면책특권 폐지 등 '정치 개혁'을 주장했고,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연대하면서 낸 합의문 제목도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이었다"라고 작년 대선 때의 일을 짚었다. 

김 지사는 실제로 민주당과의 대선후보 단일화 조건으로 '정치 교체', '정치 개혁'을 제시했고 민주당에서 '정치교체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김 지사는 "정치교체위원회 회의를 다섯 번 했고, 결의문을 만들어 작년 8월 전당대회 때 전당원투표에 부쳐 94% 지지로 통과까지 했다"며 "그런데 그 이후 이 부분에 대한 당의 노력은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정치 교체'라는 단일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일 경기도청에서 <프레시안>과 당선 1주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프레시안

김 지사는 "전당대회를 하면 전에 있던 당 특위는 다 없어지기 때문에, 그 전당대회 이후에 제가 '정치교체위원회를 다시 만들자'고 했는데 당 지도부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지도부는) 장경태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혁신위원회가 정치교체추진위원회를 대체하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장경태 혁신위와는) 콘텐츠가 다르고, 국민들로 하여금 '저 사람이 하니 기대할 만하다'고 생각하게 할 분명한 메신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당에서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특히 정치개혁 문제와 관련해 "올 1월에 윤석열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 이야기를 불쑥 꺼냈는데, 저는 그 당시 당의 대처에 불만이 많다"고도 했다. 그는 "그날 (당 입장으로) 나온 게 '잘 모르겠다'고 주저하는 모습이었고 유보적 입장을 취했는데, 그때 당에서 '만시지탄이다. 예전부터 우리가 주장했던 것이다'(라고 했어야 한다)"며 "'우리가 해왔던 것을 이제야 깨달았나' 하면서 더 크게 끌어안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당의 위기 상황과 관련해서는 "재창당 수준의 환골탈태가 필요하다"고 김 지사는 강조했다. 그는 "멀리서부터 이야기하면, 대선 이후에 반성과 성찰이 없었다. 그때로 거슬러 올라가서 우리가 잘못한 게 무엇인지 반성도 해야 하고 바뀌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돈봉투, 코인 문제로 큰 실망을 줬다"면서 "진보는 부패해서 국민으로부터 멀어지면 더는 희망이 없다"고 했다.

김 지사는 최근 자신이 '누가 이재명 대표의 대안이 될 것인가'를 주제로 한 설문조사에서 호남 및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해 화제가 된 데 대해 "경기도정에 대한 평가가 일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돈 버는 도지사, 기후 변화와 같은 미래에 대한 대응, (이를 통해) 도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하지 않았나"라고 자부했다. 

그는 "17개 시도지사 중 지난 지방선거 때 득표율보다 '플러스'가 된(높아진) 사람이 저밖에 없다. 10% 포인트 정도 올랐다. 그런 평가가 아닌가 싶다"며 "저의 개인적인 면 때문이라기보단 제가 주장한 정치 교체, 민주당의 재창당 수준의 환골탈태 등에 대한 것이 반영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해당 여론조사는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6~17일 전국 성인 유권자 10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김 지사는 '이재명 대안은 누구'라는 질문에 대해 이낙연 전 총리(17.1%) 다음으로 15.9% 지지를 받았다. 다만 호남 지역 지지율은 김 지사가 19.2%, 이 전 총리 16.4%였고, 민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는 김 지사가 22.7%, 김부겸 전 총리 8.3%, 이 전 총리 7.9% 응답률을 기록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일 경기도청에서 <프레시안>과 당선 1주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프레시안

"자유가 뭔지도 모르고 자유 이야기...尹 '사회보장 시장화' 발언 어이없는 일"

출범 1년을 넘긴 윤석열 정부에 대해선 "모든 부문에서 대한민국을 역행하고 후퇴시켰다고 생각한다"며 "정치는 불통, 경제는 무능, 외교는 불안, 사회는 분열"이라고 요약했다. 이어 "시장경제, 자본주의에 대해 잘못 알고 있다"면서 "자유가 뭔지도 모르고 자유를 이야기한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자유에는 경제적 자유도 있지만 사회적 자유도 있고 정치적 자유도 있는데, 흔히 자유를 울부짖는 사람들은 지나치게 경제적 자유만 주장하면서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와 같은 사회적 자유가 경제적 자유에 반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바보 같은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어설픈 보수는 시장 원리를 주장하면서 시장 만능주의로 가고, 어설픈 진보는 시장 만능주의를 깨자면서 시장 원리까지 깬다"면서 "(정부가) 시장 과정의 불공정과 결과의 불형평 문제를 전혀 생각지 않고 시장의 경쟁 원리만 강조하니 심지어 사회보장이나 사회적 서비스에까지 경쟁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너무나 어이없는 일"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사회보장 전략회의'에서 사회보장 서비스를 시장화, 산업화하고 경쟁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한 비판이다. (☞관련 기사 : 尹대통령 "사회복지 통폐합, 경쟁·시장화·산업화해야")

김 지사는 윤 대통령의 '복지 시장화' 발언에 대해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때도 하지 않았던 일"이라며 "엄중히 경고한다. 대통령 발언처럼 사회 보장을 시장 원리로만 접근하면 결국 복지도, 경제도 망가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나라 경제를 걱정하는 충정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김 지사는 당선 1주년 소회에 대해 "작년 오늘 새벽 5시 32분에 (개표에서) 역전을 했는데, 그 1년 전 일이 어제 같기도 하고 몇 년 전 같기도 하다. 복잡하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지방선거 분위기가 (민주당이) 많이 지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유권자들에게) '우리가 잘못했다. 그렇지만 민주당에 애정을 갖고 있는 분들께서 종자 씨 하나는 남겨달라. 농부는 아무리 먹을 게 없어도 겨울에 종자 씨 하나는 남겨두는 법이다. 그래서 그 종자 씨로 우리가 내년 변화와 개혁을 통해서 잘 발전시키겠다'라고 했고, 반응이 좋았다"고 했다.

그는 "만약 그때 경기도선거에서 졌더라면 과연 지금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막는 최후의 보루가 있었을까 하는 측면에서 지금도 유권자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그 종자·씨앗으로서 역할을 하겠단 각오를 다시 한번 다지겠다. 그때의 초심, 정치를 처음 할 때의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했다.

김 지사는 30여 년 공직 생활을 마치고 '정치인'으로서 보낸 첫 1년이 어땠는지 묻자 "행정가 김동연과 정치인 김동연은 하나"라면서도 "훌륭한 행정가는 다음 정책을 준비하고 훌륭한 정치인은 다음 세대를 준비한다. 행정가로서 민생을 위한 실천을 했고, (정치인으로서는) 다음 세대를 위한 국가 비전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결국 동일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행정가로서, 그리고 정치인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행정가로서는 숫자를 많이 봤고, 정치인으로서는 사람을 본다"고 했다. 그는 "신영복 선생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그리고 가슴에서 다시 발까지의 여행이 우리의 삶'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보면 행정은 '머리' 쪽에 가까웠는데 정치를 하면서는 가슴이 더 뜨거워졌고 이제 발로 실천하려 한다"고 비유를 들어 말했다. 

공직 생활을 하며 6명의 대통령과 함께 일한 그는 '가장 잘 맞았던 대통령'으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꼽았다. 남은 3년의 지사직 임기 동안의 목표에 대해서는 "돈 버는 도지사", "사람 도지사", "기후 도지사"를 들었다.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김 지사와의 인터뷰 일문일답은 오는 5일 후속 기사를 통해 공개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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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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