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검찰 수사 과정에서 측근 5명이 사망한 데 대해 "저는 그들의 사망에 대해 어떠한 영향도 미칠 수 없는 상태"라면서도 "유감스럽다. 더 이상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측근이 다섯 명 사망했다. 이재명이라는 인물을 위험 인물로 봐야 하느냐"는 한 외신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이에 이 대표는 "제 주변 분들이 검찰 수사를 받다가, 그것도 본인 문제가 아니라 저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유명을 달리한 점에 대해서는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검찰 기소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외신 기자회견에서 이런 질문과 답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수치스럽다고나 할까 좀 그렇다"면서 "집안 문제는 가급적 집안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가급적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 기소에 대해선 대한민국 법원을 믿고 법적 대응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보통의 사람이면 평생 한 번 당할까 말까 한 압수수색을 지금 언론에 공표된 것만 339건 당했는데, 결과는 아무런 물적 증거 없었다"며 검찰의 강압 수사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최근 외신 보도로 불거진 미국 정보당국의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과 관련해선 "실체적 진실을 저희로선 확인할 수 없는 상태이나 미국 언론에서 이 사실이 보도되고 상당한 논거와 근거가 있다"면서 "만약 이게 사실이면 신뢰에 기반한 한미동맹 관계를 훼손하는 매우 실망스러운 사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발표한 것처럼 이것이 사실이 아니고 문서 위조 결과이기를 바라지만, 그러나 객관적 상황을 보면 실제 도청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민주당도 실체 여부, 실상에 대해 사실 조사를 국회 차원에서 최대한 해내고, 이게 사실이라면 재발 방지와 미국 정부의 사과, 우리 정부의 도청 방지를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촉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한국 정부가 도감청(파문)의 '배후 세력'으로 지칭한 집단이 민주당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설마 그렇지 않을 거다. 최초 보도한 미국 언론을 그렇게 말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라고 답하며 웃었다.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과 관련해선 "한일 간의 강제동원 제3자 변제 방식은 우리 정부의 일방적 제안이었고 쌍방 간의 합의사항이 아니었기 때문에 '무효화'를 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닌 것 같다"면서 "물잔의 절반을 일본이 채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절반을 채워서 제시했는데 물잔은 결국 엎어지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다음 대선에서 집권하게 된다면 제3자 변제방식을 무효화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가정적인 상황에 대한 가정적인 답은 적절하지 않은 거 같다"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중요한 원칙은 첫째, 인간의 보편적 인권은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 국가는 개인의 보편적 인권을 포기할 권한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침략과 인권 침해에 대해서는 역사적 사실을 명확하게 서로 인정하고 또 피해에 대해서 사과·반성하는 기반 위에서 적절한 양해와 합의를 통해서 미래지향적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는 다만 "저는 한일관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관계 개선의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구촌이라는 하나의 어쩌면 거대공동체 일원으로서 일본이 이웃 국가에 대해 좀 더 많은 배려를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당 내 일부 의원들이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 정책을 비판하며 '독도를 일본에 바친다'는 문구의 플래카드를 걸며 장외 선전전을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민주당이 '독도를 일본에 바친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고 하는데, 그건 팩트(사실) 확인이 필요한 일 같다. 오히려 그런 것 자체가 괴담일 수 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차별금지법(평등법)에 대해선 "필요한 법안"이라면서도 "이른 시간 내 입법이 필요하지만 무리를 해서까지 밀어붙일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정치권 내에서 여야 각 당 내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여서 정리·합의를 위한 노력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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