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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셋=병역 면제', '증여세 공제'…국민의힘 저출생 해법마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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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셋=병역 면제', '증여세 공제'…국민의힘 저출생 해법마다 논란

야당 "전근대적 꼰대 발상", "저출생 대책마저 부자 감세"…주호영 "아이디어 차원" 진화

'30세 이전 세 자녀 이상 출산 시 병역 면제'에 이어 '자녀 수에 따른 증여 재산 공제 차등 확대'까지. 국민의힘이 검토 중인 저출생 해법마다 국민의 질타를 받고 있다. 야당은 이같은 여론에 힘입어 '전근대적 발상', '부자 감세'라며 여당을 매섭게 몰아붙였다. 여당은 '당정 협의 중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온 의견일 뿐'이라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꼰대도 이런 꼰대가 없다"며 국민의힘의 저출생 대책에 대해 비판했다. 고 최고위원은 우선 국민의힘이 30세 이전에 자녀를 3명 이상 낳을 경우 남성의 병역을 면제하는 안을 검토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아이는 여성이 낳는데 왜 남성에게 혜택이 주어지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경제 활동은 기본적으로 남성들이 하니 병역 면제를 통해 일하게 해주겠다는 전근대적 발상이 그 시작점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하면서 "30대 이전에 애 셋을 낳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냐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라고 했다. 

고 최고위원은 이어 "이번엔 자녀 수에 따라 증여 재산 공제를 차등 확대하겠다며 아이 셋을 낳으면 4억 원까지 조부모에게 증여받아도 세금을 내지 않도록 하겠다고 한다"며 "말 그대로 부자 맞춤형 정책"이라고 했다. 그는 "상속은커녕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전·월세에 전전긍긍해야 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국민의힘은 별나라 사람들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4억 증여를 받을 만한 청년들이 애를 낳지 않는 게 아니다. 주거비·사교육비·생활비 부담에 허덕이는 청년들, 상속받을 돈이 없는 청년들이 애를 낳지 못하는 것"이라며 "물려받을 재산이 없어도 아이만큼은 국가가 든든한 조부모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미 태어난 아기들이라도 국가가 책임지고 키울 수 있도록 한부모 자녀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인구 위기가 심각하다고 말하면서 태어난 아기들조차 삐뚤어진 시선으로 대하는 국가를 보고 한부모들이 느낄 공포와 절망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여당은 '꼰대 정책' 개발을 멈추고 파격적 제도 개발까지 포함해서 공론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달라"고 촉구했다.

정의당도 이날 오후 위선희 대변인 논평에서 "지난 한 달여 간 국민의힘이 당 차원에서 '자녀 수에 따른 증여 재산 공제 차등 확대' 방안을 검토한 것이 밝혀졌다"며 "저출생 대책마저 부자 감세라니 국민의힘의 진심이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위 대변인은 "얼마 전, 30살 전에 자녀를 셋 이상 둔 남성의 병역을 면제하는 방안을 저출생 대책이랍시고 내놓았다 철회했던 국민의힘이 이번에는 증여할 재산이 있는, 부유한 조부모를 둔 '있는 집'만 출산하도록 촉진하는 감세 정책을 검토한 모양"이라며 "이 정도면 저출생의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할 능력도 생각도 없이 국민을 놀리는 수준"이라고 했다.

정의당은 "저출생을 해결할 유일한 길은 육아, 교육, 주택, 일자리 등 우리 삶의 전반에 존재하는 경제 불평등과 젠더 불평등 해소에 있다"며 "국민의힘이 내놓은 저출생 정책의 맹점은 국민의 인생이 달린 출생이라는 대사에 당사자의 목소리를 철저히 배제했다는 것과 핵심 원인인 불평등은 고려조차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대출 국민의힘 신임 정책위의장은 이번 저출생 정책 검토에 대해 기자가 구체적인 내용을 묻자 '우물가에서 숭늉 찾지 말라'라고 했다.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이'는 기자도 국민도 아니고 국민의힘"이라며 "정부 성과라는 정치적 목적에 저출생 문제 해결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복속시키지 말라. 급하다고 바늘 허리에 실 메어 쓰다간 국민의 바늘이 어디를 향할지 모르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30세 전에 아이 셋을 낳은 아빠의 병역을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일정 금액 이하 증여에 세금을 물리지 않는 제도인 '증여 재산 공제'의 범위를 확대하는 안을 검토한 사실도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증여 재산 공제' 범위 확대방안은 구체적으로, 조부모의 증여에 대해 △1자녀 부모 1억 원, △2자녀 부모 2억 원, △3자녀 부모 4억 원의 증여 재산 공제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조부모 세대가 부모 세대의 양육 부담을 지원하는 취지다. 현행 증여 재산 공제 범위는 10년 동안 성인 5000만 원, 미성년자 2000만 원이다.

이같은 방안이 논란이 되자,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정순택 천주교 서울 대주교를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저출산 고령화 대책에 관해 금명간에 정부 대책 발표가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오늘 저출산고령화대책위원회 부위원장과 차관들이 오셔서 발표 내용을 당에 보고하고 당은 의견을 냈다"며 "정부가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당 의견도 물었던 것이 아마 정제되지 않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밖으로 발표가 돼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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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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