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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없는 분향소에서 울던 오세훈 시장님, 지금은 왜 안 오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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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없는 분향소에서 울던 오세훈 시장님, 지금은 왜 안 오시나요?"

유족·시민·정당 몰린 서울광장 분향소 … "서울시가 위법, 분향소 지키겠다"

서울시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 철거 행정대집행을 예고한 15일, 희생자 유가족들과 그에 연대하는 시민, 정당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울시의 행정이 "위법·부당하다"고 규탄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1시께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법적 행정대집행 중단 △부당한 언론플레이 중단 △온전한 추모 보장 △진정한 사과와 소통 등을 오세훈 서울시장과 윤석열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해당 시각은 서울시가 지난 7일 언론에 밝힌 분향소 행정대집행 처리 기한이었으나, 기자회견이 끝나고 시민 헌화가 이루어진 오후 3시께까지 별도의 대치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특히 서울시가 "유가족협의회나 시민대책회의 측에 계고장도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언론에 '전달했다'고만 보도"했고 "행정대집행의 요건도 제대로 충족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불법은 서울시가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1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159배를 진행하고 있는 한 유가족의 모습. 이날 유가족들은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인 오후 12시께부터 희생자 추모와 분향소 지원 촉구를 위해 159배를 진행했다. ⓒ프레시안(한예섭)

하주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총장은 행정대집행의 요건이 "(철거) 불이행을 방치하면 '공익을 심히 해하는 것'으로 인정될 때, '상당한 기한'을 정하여 계고하여야만" 성립된다며 서울시의 행정 처분이 "내용적으로도 절차적으로도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4일과 13일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일과 15일을 기한으로 한 행정대집행을 유족 측에 통보했다'고, 시민대책회의 측은 "따로 계고장을 받거나 구두로 전달받은 바가 없다"고 각각 <프레시안>에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 변호사는 이날 "유족들은 합법적인, 그리고 적법한 계고 통지를 받은 바가 없다"며 "(철거 주체 등을) 명확히 특정해서 이뤄져야 하는 계고 통지는 '언론을 통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서울시의 '분향소 불허' 원칙은 시청역 5번 출구 인근 서울도서관 옆쪽에 작은 규모로 설치된 분향소가 시민의 통행을 방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내용적인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서울광장은 지난해 11월 정부가 설정한 '국가 애도 기간' 당시, 영정과 위패 없이 마련된 정부 측 합동분향소가 있던 공간이기도 하다.

이날 유가족들은 해당 사실을 언급하면서 "영정도 위패도 유가족도 없던 당시 분향소를 설치했던 오 시장이 왜 지금은 분향소 설치를 불허하는가" 되물었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특히 지난해 당시 해당 분향소에 방문해 눈물을 보였던 오 시장의 행보를 지적하면서 "유가족도 없던 분향소에 조문한 오 시장과 윤 대통령의 조문은 대체 누굴 위로하기 위한 조문이었나" 성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바라는 건 시민들과 함께 하는 추모"라며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시민들과 함께 기억하고 추모하고 싶다. 끝까지 유가족들과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현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발언하는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 ⓒ프레시안(한예섭)
▲구호를 외치는 유가족들. ⓒ프레시안(한예섭)

남인순, 박주민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장혜영 정의당 의원, 홍희진 진보당 대표 등 원내외 야당 인사들도 현장을 찾아 오 시장의 태도가 '모순적'이라 입을 모았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특히 "참사 직후 서울광장에 영정도 위패도 없는 분향소를 직접 설치하고 운영했던 서울시가, 지금의 시민분향소를 철거하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오 시장 본인이 참사 직후 흘린 눈물이 악어의 눈물 아니라면, 오 시장은 피해자들이 회복할 때까지 모든 행정력을 투입해서 최선을 다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광장 분향소는 현재 유가족 당사자들과 그에 연대하는 자원봉사 시민들을 통해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지난 14일 녹사평 분향소를 서울광장 분향소로 이전·통합한 유가족들은 이날 "앞으로 서울광장 분향소를 지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 밝혔다.

녹사평 분향소부터 '시민지킴이'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김미경 분향소지킴이 자원봉사자는 "녹사평 분향소에서 유족들은 분향소 내 자리 잡은 극우단체들의 막말, 욕설 현수막 등으로 지속적 2차 가해를 받아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금껏 유족들이 2차 가해 환경 등으로 인해 "온전한 위로도 추모도 받을 수 없었다"고 설명한 그는 "매일 정신적 충격에 아파하는 유족들에게 이 서울광장 분향소는 마지막 끈"이라며 "유가족을 뒤에서 묵묵히 지켜드리고 싶다"고 분향소 통합에 대한 소희를 전했다.

▲14일 오후 한 유가족이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바라보고 있다. ⓒ프레시안(한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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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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