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폭탄'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여당과 야당이 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맞붙었다. 정부·여당이 난방비 폭탄의 책임을 전 정부에 돌리자 야당은 "그러면 정부는 뭐하러 있느냐"며 현 정권의 실정을 탓했다. 이어 야당이 난방비 문제 해결책으로 전 계층에 대한 지원을 주장하자 정부·여당이 "포퓰리즘 정권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하는 등 양 측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가스비 폭등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이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난방비 폭탄의 원인이라고 주장이 가짜뉴스인가'라는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의 질문에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장관은 "탈원전 정책은 당연히 다른 발전원인 LNG, 특히 국가 LNG 발전을 늘리기 때문에 당연히 난방비나 전기요금에 부담이 온다고 생각한다"면서 "LNG 비중이 줄어들고 원전 비중이 늘어났다면 가스 부담이나 또는 전기요금 부담이 경감됐을 것"이라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야당이 주장하는 전 국민 에너지 지원금 및 횡재세(초과이윤세) 도입 등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 총리는 "모든 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나름대로 타당성을 가질 수 있겠지만 지금 우리의 재정은 대외적인 신인도 차원에서도 그렇고 국내적으로도 그렇고 그동안 누적된 국가의 부채를 안정화시켜야 되는 아주 절체절명의 과제를 가지고 있다"며 "우선 순위는 역시 사회적 취약계층 쪽에 우리의 지원을 집중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중산층은 부담이 안 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질의에 "취약계층보다는 좀 낫지 않을까"라며 선별 지원 입장을 고수했다.
이어 서 의원이 '고물가로 인한 국민 고통에 대해 사과 말씀을 하라'고 요구하자, 한 총리는 "오르는 공공요금을 짓누르는 인기 위주의 정책 가지고는 해결할 수 없다"며 "국민에게 '참아주십사' 해야 할 것은 참아 말씀을 드려야 한다"고 했다. 이에 서 의원이 '그러면 정부는 뭐하러 있느냐'고 묻자, 한 총리는 "포퓰리스트 정권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언성을 높였다.
서 의원이 거듭 '윤석열 대통령이 1월 31일 중산층과 서민들의 난방비 경감 방안을 검토하라, 이렇게 얘기했는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 포퓰리즘이라고 이야기하시겠느냐'고 묻자, 한 총리는 "능력도 없으면서 빚을 얻어서 국민들에게 인기만을 얻기 위해서 하는 정책이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그러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스) 가격은 10배로 뛰는데 국민들의 인기만을 위해서 그대로 가격을 유지하는 것, 이것은 나라를 운영하게 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정책이 아니"라고 했다. 문재인 정권에서 가스비를 적절히 인상하지 않은 탓에 현 정부에서 급등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 의원이 "전 정부 탓할 거면 뭐하러 윤석열 대통령이 됐느냐"고 묻자 한 총리는 "저는 전 정부 탓을 하는 게 아니"라면서 "당장은 국민한테 도움이 될지 몰라도 그것은 반드시, 반드시 폭탄으로 돌아오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횡재세 도입에 대해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또 일부 유럽에서 그러한 세금을 걷은 실적이 있지만 횡재세의 성격은 지금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에너지 관련된 상황과는 매우 다르기 때문에 아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 의원은 "대통령이 물가를 잡아야 되는데 대통령은 물가에 관심이 없다. 대통령은 온통 안철수에게만 관심이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개입하고 있는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민생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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