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탄압! 민생파탄!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라."
5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서울 동대문과 숭례문 일대를 행진하며 윤석열 정부를 두고 "상위 1퍼센트의 부자, 재벌을 위해 일하는 정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민생 안정을 위해 정부에 난방비, 전기요금, 교통비 등 공공요금 인상 반대와 함께 '횡재세'(정유사가 고유가 상황에서 거둔 초과 수익에 부과하는 세금) 도입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1일 '멈춰라 노동탄압! 개정하라 노조법2·3조 윤석열 정권 규탄!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고 동대문디지털프라자에서 숭례문까지 서울 도심을 행진했다. 기온이 섭씨 영하를 오르내리는 날씨에도 거리에 모인 많은 이들이 '난방비 폭탄', '민생파탄', '윤석열 정부 심판', '노동탄압 반대' 등의 피켓을 들고 도심을 걸었다.
민주노총은 준비한 성명문에서 "개혁으로 포장된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은 더 많이 일하고, 덜 받고, 더 많은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노동개악"이라며 "결국 이러한 개악은 결과적으로 재벌들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이어 "윤석열 정부는 정책을 반대하는 민주노총의 사회적 고립을 유도하기 위해 노동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노동 문제 대응과 더불어 서민 경제 대책 마련도 정부에 요구했다. 구체적으로는 난방비 인상 등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해결책으로 '횡재세' 도입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최근 난방비 등의 폭등으로 인해 노동자·서민의 고통이 심해지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대안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재벌, 부자 감세로 줄어든 세수를 최근 폭발적 수익을 기록한 재벌에 대한 횡재세를 도입해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의 노동자들도 움직이는 대형 트레일러에 올라 목소리를 냈다. 전국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 장현수 지부장은 "과거에는 나이들고 경제적으로 힘든 이가 오는 곳이 건설 현장이었다. 그래서 '막가다', '노가다' 이런 얘기를 우리 건설 노동자들이 듣고 살아왔다"며 하지만 "지금 현장에는 청년, 여성 건설노동자들이 정말 많이 늘어났다"고 현장의 변화를 강조했다.
장 지부장은 이어 "지금 청년과 여성 노동자들이 와서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든 것은 건설 노조"라며 "이런 건설노조를 두고 정부는 ‘경제에 기생하는 조직폭력배’라면서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장 지부장은 "이백만 건설노동자들이 천대받고 멸시받으면 국민도 천대받고 멸시받는다"며 현 정부의 노조 탄압 태세를 비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9일 양대 노총 산별노조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 건설노조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노조원 채용을 강요하고 금품을 요구하는 등, 불법행위 정황을 포착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새해 첫 대통령의 입에서는 노조와 노동자를 공격하겠다는 의도가 뻔뻔스럽게 드러났다"며 "정권의 어떤 탄압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와 서민을 지키겠다는 각오와 열심을 다지겠다"고 했다.
한편, 금속노조는 이날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일대에서 '투쟁본부 출범·투쟁선포식'을 열었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5월 말 윤 정권과 '맞짱'(한판) 뜨는 총파업을 하겠다"며 "이는 노동개악을 저지하고 노동자와 민중의 생존권을 지키겠다는 결심"이라며 대규모 파업을 예고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집회가 끝난 뒤 숭례문으로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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