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민주화 운동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판셀로(Pencilo, 필명) 씨가 한국의 '민주주의자 김근태상'을 수상했다. 주최 측은 이번 수상의 취지를 가리켜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싸우고 있는) 그들과 함께하겠다는 연대의 약속"이라고 설명했다.
'김근태의 평화와 상생을 위한 한반도 재단(김근태 재단)'과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는 지난 29일 서울 마포구 다리소극장에서 제7회 민주주의자 김근태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의원의 11주기 추모 행사의 일환으로 개최된 이번 시상식에서 김근태상 선정위원회는 미얀마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민주화 운동가인 '판셀로'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시상식 현장엔 고 김 의원의 배우자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더불어 미얀마 국민통합정부(NUG) 한국대표부의 예이띤 교수, 대구·울산 미얀마 사원의 위수다 주지스님, 조모아 한국미얀마연대 대표 등 미얀마 민주진영의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국외에서 망명 중인 판셀로 작가는 영상 수상 소감과 실시간 화상통화로 함께했다.
판셀로 작가는 지난해 2월 미얀마에서 일어난 군부 쿠데타 이후 최초로 발표된 7인의 체포 리스트 중 유일한 여성 운동가이다. 민주정당(NLD) 집권 시기부터 군부를 비판했고, 군사 쿠데타가 발발한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민주주의 혁명에 참여해왔다.
군부는 그의 집과 사업체, 재산을 몰수하고 시민권을 박탈한 바 있다. 올해 2월엔 그가 2021년 한 해 동안 겪은 '봄의 혁명 100일'을 기록한 책 <봄의 혁명>(도서출판 모래알)이 한글로 번역되어 한국에서 처음으로 출판되기도 했다.
제7회 김근태상 선정위원회는 이번 수상의 핵심 취지로 '연대와 반성'을 꼽았다.
위원회는 수상결정문을 통해 "광주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미얀마에서도) 더 많은 시민의 더 큰 함성이 거리를 메웠고, 학살자의 폭력에 맞서 싸우는 미얀마 시민의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라며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조국을 위해, 인간의 존엄을 위해 말, 글, 행동으로 무너져가고 있는 민주주의를 통렬하게 다시 돌아보게 해준 판셀로의 모습에서 10여 년의 수배 생활을 견뎌내고 26번의 체포에도 당당했으며, 4년 만에 공개적으로 광주를 추모했던 민주주의자 김근태를 떠올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위원회는 "이 상은 민주주의자 김근태처럼 '저항하며 꿈꾸는' 판셀로님에게, 서울역, 부산역, 창원역에서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외치는 미얀마인들에게, 미얀마에서 지금도 싸우고 있는 시민들에게 보내는 우리의 존경이고, 그들과 함께하겠다는 연대의 약속이며, 미완의 민주주의 안에 안주해온 우리의 통렬한 반성"이라고 수상 취지를 설명했다.
판셀로 작가는 수상소감 영상을 통해 "지금까지 미얀마를 잊지 않고 함께해주신 모든 대한민국 국민에게 감사하다"라며 "전세계 다른 나라의 국민들이 누리는 자유와 기본적인 인권을 우리 미얀마 시민들도 당연히 누릴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자유와 인권을 억지로 탈취해간 군부 독재자들을 몰아내고 군사독재체제에서 모든 국민이 벗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투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얀마는 아직 암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저 또한 그 속에 갇혀 있다"라며 "끝까지 우리의 혁명, 우리의 소원, 우리의 목표를 기억해주시고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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