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미국의 합의 사항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러시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목표는 전쟁의 쳇바퀴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며 "종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는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적대행위의 심화는 불필요한 손실로 이어지며 모든 무력 충돌은 외교적 협상을 통해 끝난다"며 "우린 이런 입장을 포기한 적이 없으며 우리를 적대하는 이들도 이런 현실을 일찍 깨달을수록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밝힌 입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대통령으로서 내게 '정의로운 평화'란 주권·자유·영토 보전에 대해 타협하지 않는 것"이라며 영토 포기를 전제로 러시아가 요구하는 종전 협상을 거부하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젤렌스키는 미 의회 연설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자선이 아닌 투자"라며 지속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게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포함한 18억5000만 달러(약 2조3561억 원)에 이르는 추가 무기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푸틴은 미국이 약속한 패트리엇 미사일에 대해 "꽤 낡은 무기로 러시아의 S-300 시스템처럼 작동하지 못한다"며 "언제나 해독제를 찾을 수 있다"고 폄훼했다. 그는 "그들이 패트리엇 미사일을 배치하겠다면 그렇게 하라고 하라"며 "우리는 그것도 파괴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푸틴은 또 서방이 도입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에 대한 대응은 내주 초 발표할 것이며 관련 대통령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매년 연말 열리던 시정 연설을 취소한 것에 대해 "상황이 매우 빠르게 전개되고 있어 결과와 단기간 계획을 정확히 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하면서 내년 초에 의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러시아가 올해를 꽤 자신있게 보냈다고 생각한다"며 여전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美 "북한, 러시아 와그너그룹에 무기 판매"
한편, 북한이 러시아의 민간군사그룹인 와그너그룹에 무기를 판매했다고 미국 정부가 22일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이런 사실이 러시아의 고립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은 지난달 와그너그룹이 사용할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러시아에 전달했다"며 "북한이 전달한 무기의 규모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지만 북한이 추가로 군사 장비를 공급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의 행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하면서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함께 안보리에서 북한의 대북 결의 위반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면서 "북한은 와그너 그룹에 대한 무기 인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와그너그룹은 '푸틴의 요리사'라고 불리는 러시아 기업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014년 창설한 민간군사그룹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하는 활동을 해왔다. 와그너그룹은 이번 전쟁에서도 우크라이나에 계약직 1만명과 죄수 4만명 등 5만명을 배치했으며,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 등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미국은 파악하고 있다.
한편, 북한 무기 구입설에 대해 와그너그룹은 "소문과 억측"이라며 전면 부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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