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태백시의회가 최근 의회를 출입하는 공무원과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방문자 일지’를 작성토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태백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시의회 현관 로비에 청원경찰을 배치하고 시의회를 출입하는 모든 공무원과 민원인을 대상으로 방문자 일지를 작성토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의회 방문자일지는 ▲방문 일시 ▲방문자 소속 ▲방문자 성명 ▲방문 대상자 ▲방문 목적 ▲비고 란 등에 본인이 직접 작성해야 하지만 방문자일지를 작성하지 않으면 의회 출입이 불가능하다.
지난 5일부터 작성된 태백시의회 방문자일지에는 시의회 제266회 제2차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보고에 참석하는 공무원들을 비롯해 출입한 민원인들이 자필로 작성한 일지가 빼곡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태백시의회 의원들과 시의회에 근무하는 공무원 등은 방문자일지를 작성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태백시 공무원 A씨는 “보안시설도 아닌 시의회에서 방문자일지를 작성하는 것은 권위주의적 발상”이라며 “보안면에서는 시청사가 더 보안에 취약한 시설인데 시의회 논리라면 시청사도 방문자 일지를 비치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태백시의회 관계자는 “최근 술을 마신 민원인이 의원실을 사전 예고도 없이 방문해 불편한 일이 생긴 뒤 의회에서도 문제점이 거론되어 청사 방호차원에서 일지 작성을 시작한 것”이라며 “일부 시군에서도 방문자일지를 작성하는 곳이 있다”고 답변했다.
또 “시의회 청사 1층 의회사무과는 여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지만 2층 의원실은 의장실을 제외하고는 누구나 손쉽게 접근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청원경찰은 기존에 배치된 인력이며 해당 의원의 재실여부 등 민원안내도 담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공무원노조 강원지역본부 태백시지부는 태백시의회 의장에게 ‘태백시의회 의장의 의원 품위 유지 및 시 집행부와의 상호존중 요구’공문을 통해 일부 사회단체가 지적한 시의원 ‘갑질 논란’에 대한 강력한 시정을 요구했다.
공무원노조는 공문서를 통해 “특정 시의원이 각 실과장들을 의원실로 불러 민원인 앞에서 해명을 듣거나 각 사업에 대한 보고를 수시로 요구하는 등 갑질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며 “시의회가 시 집행부와 상호존중하고 배려하는 생산적 협력관계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태백시의회는 남성의원 3명, 여성의원 4명이며 소속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4명, 더불어민주당 2명, 무소속 1명 등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