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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보다 더 민주적인 국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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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보다 더 민주적인 국가인가?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전과정 인민민주"

지난 10월 개최된 20차 중국공산당대회에서 중국공산당은 "전과정 인민민주"를 중국식 현대화의 중요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전과정 민주"라는 개념은 2019년 11월 2일 상하이시 창닝구를 시찰하던 시진핑 총서기가 처음으로 제기한 개념이다. 이후 2021년 <중화인민공화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조직법> 수정초안과 <중화인민공화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의사규칙> 수정초안에는 "전과정 민주"라는 표현으로 삽입됐고, 2021년 7월 1일 중국공산당 성립 100주년 대회에서는 "전과정 인민민주"라는 개념으로 표현되어 다시 언급됐다.

그렇다면, 전과정 인민민주란 무엇인가?

전과정 인민민주는 사회주의 민주정치의 본질적인 속성이라고 말해지는 만큼 중국식 민주주의의 중요한 내용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전과정"이라는 개념과 "인민"이라는 개념이다.

그런데 후자의 "인민"이라는 개념은 중국공산당이 성립 초기부터 줄곧 강조해오던 개념이라 중국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개념이다. 그리고 "인민을 중심으로 한다", "인민을 근본으로 한다"고 강조해오던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개념은 바로 "전과정"이라는 표현이다. 이는 서양식 민주주의에 대해 비판하면서 중국식 민주주의를 차별하기 위한 수식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은 서구 민주주의가 최소화된 민주주의라고 부르며, 경쟁적 선거를 민주주의로 이해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민주주의라고 한다면, 인민이 참여해야 하는데, 서구 민주주의는 선택된 소수 정치엘리트만의 경쟁이라는 것이다. 그런 최소화된 민주주의와 중국식 민주주의는 확연히 달라져야 했다. 그렇게 태어난 것이 "전과정 민주주의"이다.

중국은 전과정 인민민주가 중국적 특색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 이유는 전과정 인민민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공산당의 영도에 있기 때문이다. 모든 과정(전과정)에서 중국공산당이 인민을 이끌어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서구 민주주의에서 정당은 하나의 이익집단으로서 스스로의 이익을 대표하고, 그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 즉 인민의 일부만을 대표하는 것과 달리, 중국공산당은 모든 인민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얘기한다.

또한 서구에서의 민주주의적 과정은 정당과 정당, 개인과 개인이 서로를 밟고 일어서야하기 때문에 언제나 제로섬게임에 빠지는데, 전과정 인민민주는 협력적 거버넌스를 통해 공통된 인식을 끌어내고, 그 과정에서 최대 공약수를 뽑아내는 민주주의라고 강조한다.

▲ 지난 10월 24일(현지 시각)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중국 수도 베이징에 위치한 인민대회당에서 20차 당 대회 보고를 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전과정 인민민주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전과정 인민민주가 실현되려면, 우선 전체 인민이 모두 민주적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둘째, 모든 인민이 민주주의의 모든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전체 인민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인민대표대회이다. 인민대표대회를 통해 인민의 의사를 들어보고, 인민의 지혜를 모으겠다는 것이 중공의 방안이다.

그 과정에서 협상민주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는데, 협상민주는 한국의 국회에 해당되는 인민대표대회뿐만 아니라 정부, 정치협상회의, 그리고 기층의 여러 사회조직에서도 행해진다. 그중에서도 무엇보다 강조되는 것은 기층민주이다.

중국에는 현, 시 등 큰 행정조직부터 향, 촌과 같은 작은 행정조직까지 다양한 행정조직이 있다. 이 모든 범위에서 기층민주가 실현되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가장 작은 단위인 촌의 자치이다.

촌민이 자신이 사는 촌을 스스로 그리고 민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로 기층민주이다. 아무리 작은 단위라도 "5인 소조"가 있고, 그들이 촌을 자치적으로 관리한다. 5명으로 이루어진 5인 소조는 당의 크고 작은 모든 조직의 핵심지도자 그룹이라고 보면 된다.

촌을 이끌어 갈 5명은 협의를 통해 뽑기도 하고, 선거를 통해 뽑기도 하며, 촌장과 촌의 당위원회 위원장 등 지도자들에 의해 뽑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성된다. 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어떤 촌에서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지도자를 뽑는다는 점에서 5인 소조의 구성이 민주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점이 중요한 포인트는 아니다. 이전에는 촌장이나 촌의 당 서기 혼자 촌의 모든 일을 책임졌다면, 5인 소조는 5명이 집단으로 책임을 지게 되는 시스템이다. 1명이 아니라 5명, 그러니까 여러 명이 촌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민주적'이라고 말해진다.

또한 혼자만 책임지던 것보다 정책결정과 집행에 있어서 신중해지고 엄격해지게 된다는 점에서 인민의 의사를 더 잘 반영할 수 있고, 인민의 이익을 좀 더 잘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적'이라고 한다.

전과정 인민민주에서는 절차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중국식 민주주의는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몇 년에 한 번씩 치러지는 선거를 통해 우리의 대표를 뽑는 것을 민주주의라고 여겨왔다.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든 되지 않든, 선거에서 정치적 성향이 다른 대표로 갈아치우는 것으로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다고 자부해왔다. 우리가 너무나 절차적 민주주의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그것을 곧 민주주의 그 자체라고 여겨온 것이다.

중국은 한국은 물론 미국이나 유럽의 민주주의 국가들에게 너희들의 민주주의가 진짜 민주주의인가 되묻는다. 그리고 중국의 민주주의야말로 진짜라고 말한다.

중국식 민주주의는 절차보다는 결과를 중시해왔다. 전과정 인민민주는 서구 민주주의가 내세우는 절차를 나름대로 보완한 것이지만, 그래도 결과를 더 중시한다. 모든 정치적 과정을 통해 인민의 의사를 제대로 실현하고, 인민에게 행복한 삶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선전한다.

중국공산당은 언제나 인민의 "아름다운 삶에 대한 꿈"을 실현해주고자 한다고 선전한다. 중국의 전통적 민본사상을 현대적으로 실현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중국식 민주주의에 대해 우리는 그것이 정말 인민의 행복을 위한 것인가라고 되받아치지만, 그런 질문은 우리 스스로에게도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선거와 투표, 그리고 이런 저런 민주적 절차들을 통해 국민의 행복을 실현하고 있는가 라고 말이다.

중국식 민주주의는 우리들에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어떤 민주주의를 원하는가 등에 대한 여러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준다. 정치란 언제나 해오던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바뀌는 것을 고려하여 어떻게 하면 그 구성원들에게 더 좋은 삶을 보장해줄 수 있는지를 논의하는 것이다.

누가 봐도 권력 싸움의 진흙탕이 되어버린 우리의 국회를 보면,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중국식 민주주의가 갖고 있는 문제가 우리 민주주의와는 무관한지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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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중국문제특성화' 대학을 지향하면서 2013년 3월 설립된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은 중국의 부상에 따른 국내외 정세 변화에 대처하고, 바람직한 한중관계와 양국의 공동발전을 위한 실질적 방안의 연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산하에 한중법률, 한중역사문화, 한중정치외교, 한중통상산업 분야의 전문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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