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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대사, 미국에 작심 발언 "대립 시각으로 남을 봐…교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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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대사, 미국에 작심 발언 "대립 시각으로 남을 봐…교만하다"

싱하이밍 대사 "중국은 갈 길 멀다…패권 국가와 싸울 생각 없어"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중국은 미국과 대결할 생각이 없다며, 현재의 미중 관계 악화는 세계를 경쟁과 대립의 시각으로 보는 미국의 태도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한 싱하이밍 대사는 "20차 당 대회가 개막되자마자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중국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블링컨(미 국무장관)은 미국의 리더십을 지키겠다고 하고 EU(유럽연합)의 여러 국가 외무장관들은 회의 열어서 중국이 미국과 경쟁할 태세 갖추고 있다고 하는데 이건 완전히 자신의 생각으로 남을 판단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중국은 아직 갈 길이 길어서 패권 국가와 싸울 생각이 없다"며 "우리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고 믿고 자신의 노력과 모두의 단결 및 협력으로 아름다운 사회와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싱하이밍 대사는 "미국과 가치관이 다르다. 미국은 적자생존, 경쟁과 대립의 시각으로 남을 바라본다. 경계심을 가지고 있고 그들은 매일 중국의 경제에 먹칠을 한다"며 "자신을 민주주의라고 (하고) 교만하며 보편적 가치를 운운하고 있다. 누가 이데올로기를 수출하고 있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며 미국에 대해 날선 반응을 보였다.

그는 "중국은 자신의 체제가 모든 국가에 통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또 중국 체제가 가장 좋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각 국가가) 자기 상황에 맞는 체제와 발전 모델을 선택하면 될 일이다"라며 "미국, 한국의 체제도 존중하고 한국의 발전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싱하이밍 대사는 "중국은 완벽하지 않다. 우리도 여러 문제 있다. 선의의 제안과 비평을 받아들이겠다"며 "중국 국민들은 중국 공산당 리더십 하에 발전할 것이다. 각국 국민들과 더 나은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50년 전 중미 수교는 국제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변이 됐고 양국과 세계를 이롭게 했다. 50년이 지난 지금 중미 관계는 내리막길이다. 세계가 우려하고 긴장하고 있다. 이건 중국이 결코 원치 않은 것이다. 이런 것의 근원은 중국이 아니다"라며 미국과 대결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 중국의 의지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싱하이밍 대사는 "현재 중미관계는 중한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가 만난 한국인들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한국이 (한 국가를) 선택하기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제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중국은 어느 한편에 서라고 요구한 바가 없다는 것이다"라며 "각 국가가 올바른 역사적 관점과 국가 이익에 따라 자주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중국은 (선택을) 강요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한국에 자동차 보조금 주나?

싱하이밍 대사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미국이 중국을 배제하고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자해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실 지금의 글로벌 경제화와 공급망 등은 미국이 주도해서 만들었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인데 이게 깨지면 자해행위를 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모든 산업이 (마련)돼있으니까 그나마 조금 나은데 한국은 시장도 해외에 있고 부품 등도 (수출입을 통해) 왔다 갔다 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싱하이밍 대사는 "반도체 시장의 60%는 중국이다. 반도체 안 팔리면 (산업이) 죽는 것 아닌가. 누가 이걸 인위적으로 차단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중국은 지속적인 글로벌화를 원한다. 그렇게 계속 우리는 우리대로 노력할 것이고 한국과도 잘 협력할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한국 생각했나? 자동차 보조금 주나?"라며 최근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한국산 전기차에 보조금 지급을 철폐한 사실을 거론했다.

싱하이밍 대사는 "중국은 (미국과) 다르다. 중국 투자에 어려움 있는 것 부인하지 않겠지만, 한국 기업에 약속한 보조금 계속 주고 좋은 조건을 만들어줄 것이다"라며 "중국은 움직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펠로시에게 대만 가지 말라고 6개월이나 말렸다

싱하이밍 대사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발언과 관련 "누가 무력을 사용하고 싶겠나"라면서도 "대만의 독립은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완고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하나의 중국 원칙은 유엔에서도, 미국도 지키고 있다. 이를 인정해야 (우리와) 수교할 수 있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은 확고부당하며 14억 (중국 대륙)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지 2300만 명(대만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무력 사용과 관련해 싱하이밍 대사는 "현재 (대만의 집권당인) 민진당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 안하고 독립 시도하고 있고 외부세력도 개입하려고 노력한다"라며 "중국은 우리 힘으로 계속 노력하겠지만 독립하자는 사람에 대해서는 용납하지 않는다"라고 말해 대만이 독립을 추구한다면 무력사용도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이 지난 8월 대만을 방문한 것과 관련 "펠로시에게 대만 방문하지 말라고 6개월 동안이나 이야기했다. 지금 긴장 상태를 초래했는데, 안가면 되는 거 아니었나"라고 주장했다.

싱하이밍 대사는 "우리는 싸움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독립세력에 대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담보하지는 않는다. 외부 세력의 개입을 담보하지 않는다"라고 말해 독립세력의 독립 시도와 외부 개입 등 무력 사용의 마지노선을 제시하기도 했다.

각자 '룰'(규칙)이 있는 것, 한국 정당도 비대위 하던데

중국이 20차 당 대회를 통해 시진핑 1인 지배 체제를 공고히 한 데 대해 싱하이밍 대사는 "우리 당에는 룰이 있다. 한국의 주요 당 두 곳에도 룰이 있지 않나. 룰에 따라 하는 것"이라며"한국 (정당)도 비대위 바꿔가면서 하시지 않나.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룰에 따라 하시고"라고 말했다.

시진핑 1인 체제 공고화와 함께 이번 당 대회 때 제시된 '전체 인민 공동부유(共同富裕)의 점진적 실현'을 통해 중국이 개혁·개방보다는 분배에 힘을 쓸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그는 "개혁·개방은 중국이 걸어가야 할 절대 후퇴하지 않을 중요한 조치"라고 못박았다.

당 대회 당시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 주석이 회의장에서 안내원에 이끌려 퇴장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시 주석 측이 내쫓은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는 것과 관련, 싱하이밍 대사는 "완전한 왜곡보도"라며 "나이가 드셔서 휴양 중인데 본인이 (당 대회에) 참가하시고 싶다고 하셨다. 그런데 힘드니까 쉬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핵 보유 반대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며,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싱하이밍 대사는 "한반도는 중국과 연결 돼있다. 한반도에서 사고 발생하는 것, (북한이) 핵을 가지는 것 등이 중국에 좋은 것이 뭐가 있나"라며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중국이 (핵 문제 해결을 위한) 3자·4자·6자회담 등을 만들었고 북미 대화도 중국이 중간에 역할을 했다. 중국이 안했으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비행기를 타고 (싱가포르에) 미국과 정상회담하러 갔겠나"라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은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싱하이밍 대사는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를 미국에 돌리기도 했다. 그는 "중국이 노력해서 합의 거의 다 나올 때 제재 나오고 케도(KEDO,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이후 출범한 기구) 만들어서 개 줘버리고"라며 미국의 합의 미이행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계속 여러 채널을 통해 접촉하여 강대강으로 가지 말자고 하고 있는데 미국이 중국 말을 듣겠나"라며 "미국이 중국과 협력해야 하는데 미국은 아휴 참..."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한편 남한의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한국이 스스로 하는 조치이지만 그것이 남을 상해하면 좋지 않다. 사드는 중국을 위협하는 것이고 균형이 깨지게 되는 것이므로 반대한다"며 "양국 외교부 장관은 이를 잘 관리해서 양국 관계에서 걸림돌이 되게 하지 말자고 합의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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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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