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기자수첩] 농촌유학과 '상산고 유학'의 차이점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기자수첩] 농촌유학과 '상산고 유학'의 차이점은?

▲최인 기자(전북취재본부) ⓒ

지난 2019년 전북교육청이 전주 상산고등학교에 대해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을 내린 적이 있었다.

당시 김 모 교육감은 모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상산고가 '입시학원'이라고 표현했었다. 이에 대해서 상산고 학부모들은 "우리가 자녀를 매몰차게 학원에 보내는 괴물로 보이느냐?"며 전북교육청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학교 평판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아이가 상산고를 너무 원하고 그래서 선택해서 상산고에 왔을 뿐 였고 학부모로서도 아이가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상산고를 입시학원이라고 하는데 모르는 얘기"라면서 "스스로 공부할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또 본인의 의지로 공부하려고 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성적이 좋은 것"이라면서 "당시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은 학교 현장에 와서 수업현장도 보고 학생들의 의견도 들어 보고 나서 결정했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전혀 없었던 결정이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던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가 잘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3년여가 지나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상산고가 단골메뉴처럼 도마 위에 올랐다.

▲2019년 6월 26일, 전주 상산고 학부모들이 전북도교육청에서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에 항의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프레시안

지역 출신 신입생보다 서울경기 출신 신입생이 많다는 이유다.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상산고는 2022학년도 신입생 344명 가운데 소재 지역인 전북 출신은 64명, 서울․경기 지역 출신은 전북 지역의 약 3.6배에 해당하는 228명을 선발했다. 강원의 민족사관고등학교도 마찬가지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서울과 경기지역 안에서도 전국단위 자사고 입학생은 이른바 '사교육 과열지구'에 쏠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경기 지역에서 전국단위 자사고에 입학한 학생의 69.6%가 해당 지역의 대표적인 사교육 과열지구인 용인, 고양, 성남, 수원, 안양 출신이었다. 용인시가 174명(30.3%)으로 가장 많았고, 고양시 71명(12.4%), 성남시 67명(11.7%), 수원시 52명(9.1%), 안양시는 35명(6.1%)이었다.

서울은 5개 사교육 과열지구인 강남구, 양천구, 송파구, 노원구, 서초구와 3개 국제중 출신이 합격자의 63.9%나 됐다.

강남구가 78명(18.9%), 양천구 52명(12.6%), 송파구 45명(10.9%), 노원구 32명(7.8%), 서초구 30명(7.3%) 순이었다. 

3개 국제중 출신은 49명으로 영훈국제중 21명(5.1%), 대원국제중 19명(4.6%), 청심국제중(3.4%, 경기도 소재 국제중이나 주소지가 서울인 학생을 계수)이 9명이었다.

그렇다면 학부모와 학생들이 선호하는 '공부하는 분위기가 좋은 학교'가 '인구소멸지역'으로 꼽히면서 경제규모가 전국에서 최하위지역인 곳에 위치해 있다면 어떨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 수도권의 인구집중을 해소하면서 인구소멸지역인 지방에 인구를 분산시킬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이 될 수 있다. 

전북은 14개 시군 가운데 11곳이 인구소멸지역이다. 최근 전북교육청은 농촌유학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서울지역 학생들을 6개 시군 초등학교에 전학을 오도록 했다. 

지역학생을 받지 않아서 문제될 이유도 없다. 궁극적으로는 서울학생의 농촌유학이면서 동시에 좋은 조건이 주어진다면 인구유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에는 서울 뿐 아니라 전국에서 농촌유학생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서울학생의 '농촌유학'과 '상산고 유학'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전북에는 소위 말하는 대기업이 거의 없다. 그래서 소멸위기에 놓인 자치단체장마다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다. 계속 인구는 줄어간다. 

상산고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

"전북 학생을 받기 위해 자체적으로 20%기준을 정해 놓고 있는데 올해는 남학생 입학이 서너명 미달되면서 1%정도 기준에 미달됐다"고 밝히면서 "학생들이 상산고에 오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공부에 관심이 있고 학구열이 있는 아이들이 공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학교를 선택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의 인구가 초과밀 상태로 집중돼 있는 서울과 수도권에도 사교육 과열지구가 있는데 이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지방에 좋은 학교가 있다면 지방의 인구소멸방지 대책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인구분산에 '좋은 시스템'으로 작용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서울에만 좋은 학교가 몰려 있으라는 법은 없다. 오히려 서울에만 좋은 대학, 학교가 몰려 있어서 지금과 같은 부작용이 심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시각으로 '상산고'를 보면 여러가지의 길이 열릴 수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