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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 "인구·가족·평등 아무것도 해결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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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 "인구·가족·평등 아무것도 해결 못한다"

"여성이 인구생산 도구인가?" ... '여성가족부 폐지' 방침에 여성계 반발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보건복지부 산하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신설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안이 "여성을 인구정책의 도구로 삼던 과거로의 퇴행"을 이끌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6일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하며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는 대신 보건복지부 산하에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신설하고 "인구, 가족, 아동, 청소년, 노인 등 종합적 생애주기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앞서 5월 여성가족부를 '인구가족부'로 개편하겠다던 정부의 입장이 수정·보완을 거쳐 반영된 모양새다. 여성계는 이 같은 정부 방침이 '퇴행적'이라고 지적했다.

7일 <프레시안>과 만난 김순남 가족구성권연구소 대표는 특히 "인구·가족·양성평등이라는 단어의 조합 자체가 굉장히 잘못된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해당 부처의 이름에서 양성평등이라는 단어가 '남녀'의 결혼을 통해 '가족'을 이루고 '인구'를 생산하는 일과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정부가 쓰는 '양성평등'이란 단어는 (인구·가족과 이어지면) 결국 '결혼'을 상징하게 된다"라며 "(인구가족양성평등이란 단어는) 결혼하고 출산해서 인구를 생산하는 일만이 '정상'이라는 이른바 '정상가족' 모델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강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성 의제를 인구·가족 문제와 연관 짓는 방식은 '건강가정기본법을 현행 유지하겠다'고 밝힌 여성부의 지난 입장과도 맞물리는 문제다. 앞서 지난 달 23일 여성부는 남녀의 결혼을 통해 이뤄진 가족만을 법적 가족 형태로 인정하는 현행 가정기본법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혀 여성계의 비판을 산 바 있다. (관련기사 ☞ 결혼해야 '건강' 가정? ... "여성가족부, 시대에 뒤떨어진 가족 규정 고수")

반면 여성계는 전부터 건강가정기본법 개편 이슈 등 인구·가족 문제에 있어 정부가 '인구정책'의 관점을 버리고 성평등 및 다양성 보장의 관점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성애 혼인 부부 중심의 가족 개념은 비혼 가구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정책적으로 포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인구 생산에 참여하지 않는 여성을 이기적인 개인으로 모는" 등 소위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확대 재생산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정부조직법 개편안은 20여 년 전 '부녀복지 시대'로의 회귀이자 여성을 인구정책의 도구로 삼던 과거로의 퇴행"이라며 "성평등 정책 추진을 인구가족과 노골적으로 엮은 것은 여성을 다시 인구 '생산'의 도구로 삼고, 가족의 영역에 묶어두고야 말겠다는 저의를 천명한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 또한 "인구·가족과 연계된 양성평등만을 강조하는 해당 부처는 결국 특정 모델의 가족만을 이상화해 강제하는 도구적인 접근"이라며 "이는 결과적으로 여성이나 다른 소수자를 억압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오픈라운지에서 여성가족부 폐지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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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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