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당내 논란을 덮고 분위기 전환을 꾀해보려는 취지로 수해 현장에 봉사활동을 나갔지만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는 망언이 나와 역효과만 났다. 현재 당 상황을 '비상'으로 규정하고 주호영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까지 출범, 수해 봉사활동에 나섰지만 '컨벤션 효과'를 보기도 전에 찬물이 끼얹어진 형국이다.
김성원 의원은 11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일대에서 진행된 수해 복구 자원봉사 현장에서 옆에 있던 권성동 원내대표를 쳐다보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눈을 피하며 하늘을 바라봤고, 같은 자리에 있던 임이자 의원은 김 의원의 팔을 찰싹 때린 뒤 바로 앞에 있는 카메라를 가리켰다. 이 장면은 <채널A> 보도로 알러졌다.
봉사 현장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마스크를 벗은 채 나경원 전 의원 옆에 서서 활짝 웃는 사진도 찍혔다.
이날 봉사 활동은 구자근·권성동·김미애·김상훈·김성원·박대출·박성민·박형수·송언석·안철수·이만희·이채익·임이자·정희용·조수진·최춘식·한무경 등 당 의원들이 대거 출동해 치른 행사였다.
봉사 시작에 앞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원들에게 "오늘 할 일이 정말 많을 거다. 흉내만 내지 말고 해가 떨어질 때까지 내 집이 수해를 입은 심정으로 최선을 다해달라"며 "또 수재민들의 참담한 심정을 놓치지 말고 장난과 농담을 하거나 사진을 찍는 일도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자신의 발언을 두고 거센 비판이 일자 김 의원은 기자들에게 "제 개인의 순간적인 사려 깊지 못함에 대해 사과드리고 남은 시간 진심을 다해 수해복구 봉사활동에 임하겠다.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는 글을 보냈다. 김 의원은 '주호영 비대위'의 비대위원 하마평에 오르내리던 인사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주 위원장은 이날 수해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에 대해 "늘 보면 장난기가 있다"며 그의 발언을 '장난'으로 규정한 뒤 "그런데 큰 것 좀 봐달라. 언론이 큰 줄기를 봐달라"고 했다. 이어 그는 "여러분들 노는데 우리가 다 찍어보면 여러분들 나온 거 없는 거 같냐"고 기자들에게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이후 다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 위원장은 "내가 김 의원에게 엄중 경고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민의힘 내홍은 점입가경인 상태다. 이준석 대표는 전날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안 소송 내용은 오는 13일로 예정된 이 대표의 가처분 신청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주 위원장은 전날 "다각도로 접촉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 대표를 만나 가처분 신청 취하를 설득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주 위원장과 이 대표가 만나기로 했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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