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경제자유구역 내 평택 현덕면 장수리 마을 일대 주민들과 토지주들이 경기도의 허가구역 재지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가 최근 사업시행자인 대구은행컨소시엄에 사업 협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현덕지구 개발사업이 또 다시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민들은 사업 대상지로 지정된 뒤 시행 주체가 수차례 뒤바뀌면서 15년째 재산권에 막대한 제한을 받고 있다며 지구 지정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10일 경기도와 현덕지구 주민들에 따르면 도는 지난 9일 경기경제자유구역 내 현덕지구 2.32㎢(현덕면 권관리·장수리, 포승읍 신영리 일원)를 2024년 8월14일까지 2년 동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현덕면 장수리 일대 주민들과 토지주들은 현덕지구 지구 지정 해제,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 반대 대책위를 구성해 재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키로 하는 등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사업 대상지로 지정된 뒤 15년 동안 집수리 한번 제대로 못 하며 재산권에 막대한 제한을 받고 있는데 주민들에 대한 동의나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재연장하는 건 주민들을 혹사시키는 행정의 폭거나 다름없다”며 행정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현덕지구 개발사업은 당초 환황해권 경제벨트의 거점으로 조성하기 위해 추진된 국책사업으로 2008년 경제자유구역 지정 후 2012년 8월 지식경제부가 황해경제자유구역에 대한 개발계획변경을 승인하면서 평택시 현덕면 일대 2.32㎢를 현덕지구로 지정해 민간사업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10여 년 넘도록 사업시행자 지정과 취소를 반복하며 사업이 지연됐다.
이후 경기도는 2018년부터 현덕지구 개발사업을 민·관공동개발(경기주택도시공사 31%, 평택도시공사 20%, 대구은행컨소시엄 49%) 방식으로 변경해 2020년 12월 대구은행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어 지난해 2월 3개 기관은 공동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으나 대구은행컨소시엄이 보상 협의 개시 미이행과 2차 이행보증서 제출하지 못하자 경기경제자유구역청이 취소처분 사전 통지를 했고 현재 청문 절차를 마친 상태다.
이에 따라 경기경제자유구역청은 현덕지구 개발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나 개발계획 재수립 등의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할 처지여서 또다시 사업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 사이에서 지구 지정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개발지역으로 지정된 뒤 15여 년 동안 시행 주체가 수차례 뒤바뀌면서 개발이 지지부진,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인희상 장수리 노인회장은 “15년째 재산권 행사를 못 하면서 주민들의 삶의 질은 더 열악해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다”며 “자식들은 떠나고 돌아가신 노인들이 많아 빈집은 늘고 있으나 집수리 한번 제대로 못하고 살고 있다. 이제는 주민들이 제대로 살 수 있도록 지구 지정을 해제해 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같은 마을 주민 김 모씨(70)는 “또 다시 사업자 지정이 취소될 지경인데 경기도가 주민들에 대한 동의나 통보도 없이 사업 연장에만 급급해 일방적으로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한 것은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무책임 행정의 극치다”며 “주민들의 해제 요구를 시종일관 무시한다면 탄원은 물론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분노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경기경제자유구역청 박승삼 사업총괄본부장은 “현덕지구 개발사업은 수익성, 사업성, 경제성 등을 감안해 내부적으로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 중이며 검토 과정에 사업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해제할 수 있다”라며 “재지정에 대해서는 주민들에게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며 아직은 어떻게 사업을 추진할 지에 대해 명확히 결정된 것은 없으나 오는 10월까지는 기본 방침을 세워 주민들에게 제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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