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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민생대책 포장해 '부동산 규제 완화'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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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민생대책 포장해 '부동산 규제 완화' 공세

30일 민생대책에 보유세·거래세 완화, LTV 완화 포함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공언한 윤석열 정부가 본격적인 규제 완화에 들어갔다. 정작 필요한 민생 안정 대책은 부족하고 부동산 규제 완화만 과감하게 취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보유세 완화와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등 규제 완화 대책을 '민생 대책'의 하나로 내놨다.

민생대책 포장한 '주택 규제 대대적 완화'

세부안을 보면, 정부는 중산층과 '서민층'의 주거 부담을 '정상화'하기 위해 보유세와 거래세를 완화하고 생애최초주택구입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도 완화하기로 했다.

보유세의 경우 1세대 1주택 보유자의 보유세 부담 수준을 주택 가격이 급등하기 이전인 2020년 수준으로 조정하도록 관련 세제 개편에 나선다.

아울러 정부는 이전 문재인 정부 시기 부동산 급등 이후 추진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공시가격 인상을 멈춰 주택보유자의 종합부동산세 등 세제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는 관련 연구용역에 즉시 착수해 올해 안에 보완방안을 확정하고 내년 가격 공시분부터 이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취득세 완화 역시 추진된다. '일시적 2주택자'의 경우 취득세 중과배제 인정 기한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한다.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20~30%포인트)를 완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주택구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규제 완화도 민생대책으로 포함됐다.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 중요 공약으로 제시했던 생애최초구입 가구의 LTV 상한을 일제히 80%로 완화하는 방안이 이번 대책에 담겼다. 이는 3분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청년층이 대출을 더 쉽게 받도록 하기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청년의 경우 장래소득 반영폭을 확대하는 방안도 대책에 포함됐다.

아울러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기한 최대 50년인 초장기 모기지 상품을 8월 중 출시하겠다고 정부는 전했다. 정부는 금리 4.4%를 가정해 5억 원을 대출받을 경우, 기존 40년 만기 상품에서는 월상환액이 222만 원이었으나 50년으로 만기를 늘리면 206만 원으로 감소한다고 밝혔다.

▲새 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최근 공시가격 급등에 따라 이미 늘어난 세금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30일 민생 안정 10대 프로젝트 가운데 중산·서민 주거안정대책의 첫 번째 과제로 1가구 1주택 실수요자의 보유세 부담이 2020년 수준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3분기에 보유세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공시가격을 활용하는 동시에 올해부터 100%로 올라갈 예정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종합부동산세 부과 고지 시기인 오는 11월 전까지 조정·변경해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연합뉴스

승용차 개별소비세 완화가 '민생 대책'?

이날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에는 생활물가 안정 대책과 생계비 부담 경감 대책도 포함됐다.

생활물가 안정 대책으로 정부는 우선 돼지고기와 식용유 등 수입품의 원가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14대 품목의 관세를 0%로 낮추는 등 가격 인상 요인 억제에 나서기로 했다. 기호식품인 커피와 코코아원두 수입 시 붙는 부가가치세는 내년까지 한시 면제하기로 했다. 이 경우 원가 9%가량이 절감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정부는 밝혔다.

병이나 캔으로 개별포장된 가공식품에 붙는 부가가치세 10% 역시 내년까지 면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병이나 캔으로 포장된 김치, 된장, 고추장, 간장, 젓갈류, 단무지, 장아찌, 데친채소류 등의 가격 인상 압력이 완화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정부는 전했다.

아울러 정부는 600억 원 규모의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을 추가 지원하고, 이를 최근 주로 가격이 오르는 돼지고기, 달걀 등을 중심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밀가루와 사료 가격 상승분 일부를 정부가 지원해 관련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생계비 지원 대책으로 정부는 우선 2학기 학자금대출 금리를 올해 1학기 수준인 1.7%로 동결하기로 했다. 지난 2010년에서 2012년 사이 고금리로 학자금을 대출받은 이들의 대출 금리는 보다 저금리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총 9만5000명의 연간 이자부담을 36억 원가량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아울러 승용차 구입을 용이하게 하도록 개별소비세를 5%에서 3.5%로 낮추는 방안을 올해 말까지 6개월 연장한다. 이 경우 출고가 4000만 원의 비영업용 승용차 총 구입비는 기존 5%일 때 4984만 원에서 개별소비세 인하 후 4893만 원으로 약 90만 원가량 감소한다.

경유가격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업용 차량 운영자를 대상으로는 유가연동보조금 지원 차액의 50% 수준으로 확대하고 지원기한은 종전 7월에서 9월까지로 2개월 연장하기로 정부는 밝혔다.

휴대전화 5G 중간요금제를 3분기부터 출시하도록 유도해 통신비 부담을 줄이도록 하겠다고도 정부는 전했다.

정부는 아울러 고금리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저금리와 고정금리로 대환하는 안심전환대출을 총 20조 원 규모로 공급해 서민 이자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소득기준 7000만 원 이하의 소득자에게 최대 30bp(0.3%p)의 금리인하를 제공하며 가구당 최대 2억5000만 원 한도로 이뤄진다.

전체 안을 따져보면, 정부가 발표한 이번 10대 민생안정 대책 가운데 실제 서민이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대책은 학자금 대출 동결과 식품류 가격 안정 대책 정도에 불과해 보인다. 주택 구입 지원 대책은 사실상 부모의 여유 재력이 되는 청년층에게만 해당하는 대책이고 관련 부동산 세제 완화는 그간 주택가격 급등의 수혜를 누린 이들의 세부담을 오히려 줄여주는 정책으로 서민 생활과 관련이 없다.

결국 '민생 안정'을 핑계로 부동산 감세 정책을 내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윤석열 정부가 30일 발표한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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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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