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박3일간의 방한 일정 중 마지막으로 오산 미 공군기지의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방문했다. 항공우주작전본부는 한반도 항공우주작전을 지휘·통제·관리하는 한미연합 공군 작전의 사령탑으로,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이곳을 공식 방문한 건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이다. 7차 핵실험 준비 중인 북한에 대한 경고 차원의 방문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과 22일 오후 미 공군기지를 찾아 "한반도 안정은 전 세계 평화 안정에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곳에서 복무 중인 군 장병들에게 "양국 동맹은 오래전 전쟁에서 희생으로 맺어졌고 70년 지난 지금도 여러분 같은 훌륭한 장병들의 서비스 덕분에 굳건한 한미동맹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제가 함께 여러분을 만나고 이 부대를 방문한 건 한미 간 강력한 안보 동맹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오산 항공우주작전본부는 이른바 3축 체계(선제타격,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대량응징보복)를 운용하는 중심"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미군이 대한민국 자유를 위해 최초로 피를 흘린 곳이 오산 인근이다. 오산 본부는 날로 고도화되는 북핵 미사일 위협에 한미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핵심적인 장소이고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곳"이라고 방문 의의를 거듭 밝혔다.
바이든, 김정은에 할 말에 "헬로, 끝!"
이날 바이든 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전할 말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헬로"(Hello)라고 간단히 대답하고 뒤이어 "끝"(period)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산 미 공군기지 방문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 정원에서 현대차의 미국 투자와 관련한 소감을 말한 뒤 "김정은에게 보낼 메시지가 있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김 위원장에 대해 사실상 할 말이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지금은 북한이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이같이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한미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도 김 위원장과 면담 가능성에 대해 "내가 북한 지도자와 만날지는 그가 진실하고 진지한지에 달렸다"고 대답했다.
또 "아시아를 순방하는 동안 북한의 핵실험을 걱정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북한이 어떤 일을 하든지 준비하고 있다"라며 "그들의 행동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숙고해 온 만큼 이 질문이 그걸 뜻한다면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오산 미 공군기지 방문을 끝으로 윤 대통령과 작별 인사를 나눈 후 다음 순방지인 일본으로 떠났다. 바이든 대통령의 차량이 떠날 때 양 정상은 서로를 향해 '엄지척'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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