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와 테라USD(UST)에 투자했다가 최근 대폭락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해당 가상자산 발생사인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를 19일 고소했다.
투자자 대리자인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는 이날 서울남부지검에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 법인,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이자 티몬 설립자인 신현성 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대리인 LKB는 이 같은 법적 대응의 이유로 "권 대표 등이 루나와 UST의 알고리즘 설계 오류와 하자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투자자를 유치했고, 종전 고지 내용과 달리 루나 발행량을 무제한 확대해 투자자를 기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권 대표 등이 "지속 불가능한 연이율 19.4%의 이자 수익을 보장해 수십조 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은 유사수신 행위"라고 LKB는 전했다.
최근 들어 루나와 UST는 하락 일주일 만에 총액 약 450억 달러가량이 증발하는 대폭락세를 보여 가상자산 시장을 크게 흔들었다. 해당 자산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만 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루나가 한때 세계 상위의 가상자산이었던 만큼, 해외에서도 숱한 피해자가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LKB는 해외 투자자들도 이번 소송에 관련 문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라USD와 루나는 이른바 '알고리듬 코인'으로 불린 가상자산이다. 달러화 등 실제 화폐에 가격을 연동(페깅)한 스테이블 코인의 대안으로 시장에 소개됐다. 테라가 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됐으나, 가격 유지는 자매 코인인 루나를 통하도록 설계됐다. 즉, 루나는 달러화에 연동한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의 가격 안정화를 위해 발행된 가상자산이다.
테라폼랩스는 테라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루나로 테라를 사들여 가격을 안정화하고, 반대로 1달러보다 오르면 테라로 루나를 사들여 가격을 안정화해 균형점을 이룬다는 점이 해당 자산의 시스템이었다.
테라폼랩스는 아울러 자사의 탈중앙화금융 서비스인 '앵커 프로토콜'을 통해 테라를 예치한 투자자에게 최대 20%의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 8일 테라 매도 물량이 시장에 한꺼번에 나오면서 폭락이 시작됐다. 테라와 루나 수요가 앞으로도 유지된다는 믿음이 있었다면 시장이 안정될 수 있었겠지만, 테라 가격이 급격히 하락함에 따라 신뢰가 무너졌다.
이에 루나까지 급락하면서 서로의 가격을 떠받쳐줘야 할 두 코인이 오히려 동반 하락세에 서로를 끌어들이는 '죽음의 하향나선(Death Spiral)' 현상이 일어났다. 그 결과 루나 가격이 99.9% 하락하는 등 두 코인의 자산 가치는 허공에 사라졌다.
이번 사건은 부활한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이 수사하게 된다. 합수단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 후 곧바로 되살렸다. 권 대표 등 고소 건이 부활한 합수단의 첫 번째 사건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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