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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김앤장 20억 고문료 "송구하다"…이해충돌은 적극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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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김앤장 20억 고문료 "송구하다"…이해충돌은 적극 부인

거액 고문료, 부동산 문제 변수…한덕수, 검증 문턱 넘을까?

2일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대형 로펌인 김앤장으로부터 받은 고액 고문료를 둘러싼 '이해충돌' 의혹에 더불어민주당의 검증 공세가 집중됐다. 

이틀간 진행되는 인사청문회 첫날 청문회에서 한 후보자는 20억 원에 달하는 김앤장 보수 논란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에서 송구스럽다"면서도 "국내경제와 국제경제를 토대로 해외 투자유치하는 등의 업무는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불법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후보자는 "김앤장 같은 법률사무소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한국에 관한 국제적 인식, 국내 정책에 대한 이해 등 법률서비스 이상의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분들에 의한 국제경제, 통상, 국내경제, 그리고 앞으로의 산업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순수한 사적 이익뿐 아니라 국가에도 도움이 되는 외교 통상 경제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했다"며 "김앤장에서 저의 역할은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우리 경제를 설명하는 등 제가 공공외교에서 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한 후보자는 국무총리로 퇴임한 이후인 2017년부터 4년 4개월 동안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하며 20억 원에 가까운 보수를 받아 논란이 일었다. 이에 앞선 2002년∼2003년에도 같은 직책으로 1억5100만 원을 받았다. 한 후보자가 제출한 김앤장에서의 공식 업무는 홍콩에서의 라운드테이블 등 4가지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영업 비밀이기 때문에 (공개하면) 제가 형사처벌 받는다"며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회전문에서도 역대급"이라며 "공직에 있다가 김앤장에 갔고, 공직에 있다가 또다시 김앤장으로 갔다. 그리고 다시 공직을 맡으려고 여기에 왔다"고 비꼬았다.

한 후보자는 이해충돌 논란에 대해 "제가 그런 케이스(이해충돌)에 관여된 게 한 건이 없었다"며 "후배 공무원과 동료에게 단 한 건도 전화한 게 없기 때문에 이해충돌 문제를 전혀 인식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한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3층 단독주택 임대 문제를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에도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한 후보자는 장인으로부터 매입한 이 주택을 1989년부터 1999년까지 미국의 통신 대기업 AT&T와 미국계 글로벌 정유사인 엑슨모빌의 자회사 모빌오일코리아에 임대했다. 이 시기는 한 후보자가 통상분야 고위직에 재직하던 때여서 이해충돌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2007년 인사청문회에서 이미 검증된 내용"이라고 맞받았다. 또한 "절대 그 기업에 대한 특혜나, 회사 책임자를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또한 "그에 대한 소득은 철저하게 종합 소득으로서 다 세금을 낸 것으로 기억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자료 제출이 미흡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국세청은 기본적으로 5년간의 기록만을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온라인으로 들어가면 다 나온다. 지금 동의해달라"는 질의에도 "어떤 청문회에서도 5년 이상의 과세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방어했다.

이외에도 한 후보자는 론스타와의 국제투자분쟁(ISD) 심사 과정에서 론스타에 유리한 답변서를 제출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사적인 자리에서의 말을 론스타가 왜곡해 인용한 것"이라며 "ISD 2차 답변서에는 론스타의 인용이 완전히 잘못됐다고 답변했다"고 반박했다.

또 배우자의 미술품 고가 판매 의혹에 대해 한 후보자는 "제가 공직에 있을 때는 오히려 전시회를 한 번도 열지 않았다"면서 "제가 무역협회 재직 시절 연 전시회에서도 무역협회 사람들에게는 그림을 판매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후보자의 배우자의 2012년 개인전 당시 1점을 효성그룹이 1600만 원에, 부영주택이 3점을 2300만 원에 각각 구매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초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경력이 있어 무난한 청문회가 예상됐던 한 후보자는 김앤장 고액 고문료, 부동산 문제를 둘러싼 의혹이 변수로 부상해 인준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검수완박' 정국을 거치며 여야 갈등이 격해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각 구성에 야당의 협조를 구하기도 어려워진 분위기다. 민주당은 "국무위원 후보 19명 모두 퇴장감"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의 국회 인준을 고리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후보자,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를 압박할 수도 있다. 한 총리 후보자가 인준을 받지 못할 경우 새정부는 시작부터 국정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한 후보자를 향한 여론도 녹록치 않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 후보자 인준에 찬성 의견은 36.8%, 반대 의견은 46%였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홈페이지를 참조).

한 총리 후보자 청문회는 당초 지난달 25∼26일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과 정의당이 자료 부실 제출을 비판하며 불참해 이틀 내내 파행한 끝에 여야가 재협상을 벌여 청문 일정을 다시 잡았다. 한 후보자 청문회는 정책 능력과 도덕성 검증을 놓고 3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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