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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푸틴의 핵무기 사용 우려…"푸틴의 절박함, 핵무기 사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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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푸틴의 핵무기 사용 우려…"푸틴의 절박함, 핵무기 사용 가능성"

촘스키 "핵무기 사용 막기 위해 우크라가 양보해야"…러시아가 제시한 네 가지 기준은?

18일 일부 한국 언론들이 미국 놈 촘스키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의 발언을 인용보도했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촘스키 교수는 지난 13일 보도된 미국 <커런트어페어스>와 인터뷰에서 "세계 제3차대전"를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촘스키 교수(이하 직함 생략)는 자신이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던 순간을 생생히 기억한다면서 세계가 핵전쟁이라는 파국을 피하기 위해 "현재의 분위기처럼 최후의 우크라이나인이 남을 때까지 러시아와 싸우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소수의 그의 측근들에게 퇴로를 열어주는 추한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며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2014년 러시아가 점령을 선언한) 크림반도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우크라이나의 중립화, 아마도 우크라이나 연방이라는 구조 안에서 돈바스 지역에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는 것일 수 있다"고 외교적 해법을 제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이 50일을 훌쩍 넘겨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푸틴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 특히 푸틴이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할 당시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궁)에선 수일 내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점령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전쟁은 길어졌고, 러시아군이 키이우에서 후퇴하고 최근 군함인 모스크바호가 공격을 당하는 등 푸틴에게는 당혹스러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세계 2위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러시아는 최근 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 지역을 잇는 요충지인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우크라이나군의 투항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선포했으며,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와 치열한 지상전을 앞두고 있다. 돈바스에서 전투 결과에 따라 러시아가 기대했던 전쟁의 목표에 도달하게 될 수도 있다. 푸틴은 최근 "돈바스 사람들을 돕는 것", 즉 돈바스 지역을 점령하는 것이 이번 전쟁의 목표라고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미국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전쟁을 끝내기 위해 돈바스 지역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돈바스를 점령할 경우 키이우를 다시 점령하려 시도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젤렌스키는 18일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돈바스 지역 공격이 시작됐다면서 "아무리 많은 러시아군이 몰아닥쳐도 우리는 싸울 것"이라며 항전 의지를 밝혔다.

돈바스 지역에서 전투 결과에 따라 푸틴의 절망감의 강도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한 사실을 볼 때 핵무기라는 금기를 깨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개전한 이후 푸틴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나눈 유럽국가의 지도자들은 일제히 푸틴이 객관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푸틴을 직접 만난 오스트리아 카를 네함머 총리는 "푸틴은 전쟁에서 이기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그들(러시아)과 대화하는 건 무의미하고 시간낭비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CNN와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핵 공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는 앞서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14일 조지아 공과대학 연설에서 "푸틴과 러시아 지도부의 잠재적 절박함을 감안할 때 우리 중 누구도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말한 사실을 지적했다. 젤렌스키는 이 발언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결정하는 순간을 기다려서는 안된다"며 "우리는 그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틴의 핵무기 사용은 곧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NATO)의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 제3차대전'을 우려할 상황이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3월 23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러시아에 핵전쟁은 이길 수 없으며 결코 안된다는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며 "핵무기의 사용은 분쟁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연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할 것인가? 이와 관련해 러시아 정부는 관련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푸틴의 최측근으로 전직 대통령이자 현 안보회의 부의장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1) 러시아에 대한 핵미사일 공격 2) 러시아나 동맹국에 대한 핵무기 공격 3)핵 억지력을 마비시킬 중요한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 4)러시아와 그 동맹국에 대한 침략 행위 등을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게 되는 기준으로 제시했다.

미국은 이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 등 대량살상무기가 사용할 경우 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월 바이든 행정부가 푸틴의 화학·생물·핵무기 사용에 대비하기 위해 국가안보 담당자들로 팀을 꾸렸다고 보도했다.

'핵무기 사용'이 서방을 위협하기 위한 협박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댄 해밀턴 선임 연구원은 러시아의 핵 위협이 이에 상응하는 서방의 보복으로 이어지는 등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낳을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대중을 겁주기 위한 노력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 푸틴 러시아 대통령.ⓒ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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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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