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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증산 의향이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제재 길 터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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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증산 의향이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제재 길 터줄까

CNN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빈 자리에 OPEC 국가 들어갈 기회"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독자 제재 방침을 밝힌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가 증산 의향을 밝히며 유럽의 제재 동참에 길을 터줄 지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N> 등 외신은 9일(현지시간) 유세프 알오타이바 주미 아랍에미리트 대사가 아랍에미리트는 석유를 증산할 의향이 있으며 다른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도 공급을 늘리도록 장려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알오타이바 대사가 자사에 보낸 성명을 통해 "아랍에미리트는 50년 이상 세계 시장에 믿음직하고 책임감 있는 에너지 공급자였으며 에너지 시장의 안정성이 세계 경제에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이 성명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처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뒤에 나온 것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자료를 보면 2020년 기준 아랍에미리트는 세계 7위의 석유 생산국으로 전세계 석유 생산량의 4%를 담당하고 있다.

알오타이바 대사가 석유 증산 의향을 밝히자 전날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서며 요동치던 국제유가는 9일 10% 이상 하락하며 안도감을 나타냈다. 전날 종가 기준 배럴당 123.7달러였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일 12.13% 하락한 배럴당 108.7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전날 배럴당 종가 기준 127.98달러까지 치솟았던 브렌트유 역시 13.16% 하락한 배럴당 111.1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아랍에미리트의 증산 계획이 러시아 원유 수입 제재에 소극적인 유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영국도 2022년말까지 단계적으로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유럽연합(EU)은 원유 대금으로 러시아에 전쟁 자금을 대 준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상태다.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원유 수입 금지 조처를 발표하며 "많은 유럽 동맹국이 동참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이 연간 수입하는 원유 및 석유제품 중 러시아산 비중은 8%에 그치지만 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태트(eurostat)를 참조하면 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비중은 2020년 기준 25.7%에 이른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비중은 38.2%, 석탄 수입 비중은 49.1%나 된다. 8일 유럽연합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는 "우리는 러시아산 석유, 석탄, 가스에서 독립해야 한다"며 올해말까지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천량가스 물량의 3분의2를 줄이고 2030년까지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아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아랍에미리트의 이번 증산 발언은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유럽 시장에 OPEC 국가들의 비중을 높이려는 공산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에너지 전문 컨설팅 업체 리포우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디 리포우 대표를 인용해 "아랍에미리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에 '우리의 (원유) 여유 생산분을 사용해 유럽이 더 이상 러시아에 의존하지 않게 하자'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OPEC과 러시아를 포함한 기타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는 원유값 급등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회의에서 시장이 "균형이 잘 잡힌 상태"라고 평하며 미국 등 서방의 증산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아랍에미리트가 증산을 시도하더라도 러시아산 원유의 빈 자리를 메울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증산 여력이 있지만 아랍에미리트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의 증산 여력은 크지 않다"며 시장조사업체 에너지 애스팩츠의 분석가 암리타 센을 인용해 "러시아가 빠진 자리를 메울 정도의 증산 여력이 없다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연료 가격 표지판을 촬영한 사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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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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