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선이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반발)가 전면에 등장한 대선"이라는 주요 외신의 비판이 잇따랐다. 주요 외신은 "한국의 유력 대선 후보들이 20대 남성 유권자의 표심에만 매달려 여성혐오를 부추긴다"며 "한국 대선에서 젊은 여성의 고통이 무시당하고 있다"고 했다.
영국의 BBC, <가디언> 등은 8일(현지시각) "한국은 선진국으로는 최악의 여성인권 수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젊은 남성 유권자의 불만에만 주목하고 있다"며 "유력 대선 후보들이 '안티페미니즘'(反여성주의) 공약을 남발한다"고 꼬집었다.
BBC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더불어민주당은 성추행 스캔들에 휘말렸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고 짚었다. BBC는 이 후보가 "여가부 폐지에 반대한다면서도 부처 이름에 '여성'을 삭제하려 한다"며 "'페미니즘 편향성'을 이유로 특정 언론사의 인터뷰를 취소했다"고 했다.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두고 "하버드대 출신의 '남성 인권 옹호가'"로 소개하며 윤 후보의 "한국에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발언을 언급하며 "자료는 이런 주장과 다르다"고 못 박았다.
BBC가 제시한 자료는 2020년 고용노동부 자료로, BBC는 "한국은 여성의 평균 임금이 남성의 67.7%로 경재협력개발기구(OECD) 중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가 가장 크다"며 "여성 국회의원은 19%, 기업 임원진 중 여성의 비율도 5%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2021년 세계경제포럼(WEF) 글로벌 젠더격차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의 성평등지수 순위는 156개국 중 102위"라고 짚었다. WEF의 젠더격차보고서는 매년 일자리, 교육, 보건, 정치 진출 등의 분야에서 성별 간 차이를 지수로 산출한다.
이어 "한국의 역대 최저 수준의 출산율(2020년 기준 0.81명)은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하기 어려운 한국 여성의 상황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그러나 "두 후보는 '젊은 남성 유권자'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한국의 젊은 남성은 페미니즘이 '평등'이 아닌 '역차별'을 조장한다고 여긴다"며 "한국의 페미니즘은 강한 백래시(반발)에 직면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BBC는 지난해 한 여론조사를 인용해 "한국의 젊은 남성 79%가 '성별 때에 차별받은 적 있다'고 응답했다"고 언급하며 "이들의 가장 큰 불만은 남성만 군 복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성만 군대를 가야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불만을 이해한다"면서도 "그 책임은 역사와 정부에 있는 것이며 여성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한 여성 유권자의 의견을 덧붙였다.
BBC는 "젊은 여성의 고통이 이번 선거에서 전면적으로 무시됐다"며 "한국의 성범죄 처벌은 매우 미약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BBC는 "지난 10년간 성범죄자 가운데 28%만 실형을 선고받았다"며 "41.1%는 보호관찰, 30% 정도는 벌금형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이른바 '몰카'(Molka)라 불리던 불법촬영물의 법적 제재를 이끌어냈고, 잠재적 대권 주자였던 고위 인사의 성범죄를 폭로하며 아시아의 미투운동(#MeToo)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많은 여성의 '나도 당했다'(MeToo)는 이제 남성의 '내가 먼저다'(Me First)에 묻히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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