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 핵발전소를 점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발전소 부속시설을 공격해 화재를 일으킨 지 약 6시간 만이다.
4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은 해당 지역의 군 당국이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를 점령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발전소 요원들이 동력 장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새벽 러시아군은 자포리자 핵발전소를 공격했고 이에 원자로 바깥에 위치한 훈련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공격으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화재 당시 발전소로 향하는 길목에서 교전이 벌어져 소방인력들이 현장에 투입되지 못했고, 이에 화재가 진압되지 않으면서 발전소 폭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안드리 투즈 자포리자 핵발전소 대변인은 "발전소 인근에서 벌어졌던 교전은 멈췄고, 방사능 수치는 정상이며 발전소에 심각한 피해는 없다"며 발전소의 폭발 등 추가적인 피해로는 이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번 공격으로 "발전소 내의 많은 기술 장비들이 공격을 받았다"며 일부 피해가 있었다고 전했다.
자포리자 발전소가 러시아의 통제 하에 들어가면서 발전소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는 갈루셴코 장관이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긴급 전화통화를 가졌다고 밝혔다.
갈루셴코는 "러시아는 핵과 방사능 안전에 대해 염려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인, 유럽인, 자국민의 인간 생활에 무관심하다"며 향후 상황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지난 며칠 동안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이 문제에 개입해달라고 요청해왔지만 그들은 그곳에 있지 않았다"며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뿐만 아니라 나토 및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들에 의한 가장 강력한 방법 조치를 포함, 실질적인 개입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그랜홈 장관은 이와 관련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 "자포리자 발전소와 관련해 방금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장관과 대화를 나눴다"며 "우크라이나 발전소의 원자로는 단단한 격납 구조물에 의해 보호되고 있고 안전하게 폐쇄됐다"고 말해 추가적 개입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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