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하고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추가적인 군사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미국 국방부가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지역인 도네츠크(DPR)와 루간스크(LPR)로의 러시아 군대 투입과 관련해 "우리는 추가적인 러시아 병력이 들어가고 있다고 확실히 믿는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지난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독립을 승인하겠다고 발표한 뒤 '평화 유지'를 명분으로 러시아 군대 투입을 명령한 지역이다.
러시아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이라고 규정한 뒤 러시아 대형은행 2곳과 러시아 국채와 관련된 경제제재를 대응책으로 밝혔다. 또 러시아 지도부와 그 가족들의 재산과 관련된 제재 입장도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미국을 포함한 유럽국가들의 제재 입장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추가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군사 행동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미국 정부가 경고했다.
존 커비 대변인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를 넘어선 러시아의 군사 행동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푸틴 대통령만이 시기가 언제인지 안다"라며 "어떤 종류의 행동에 잠재적으로 근접했다"고 우려했다.
그는 "어떤 행동이 될지, 정확히 시기가 언제일지 확실할 수 없지만 우리는 러시아 병력이 계속해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집합하고, 우크라이나를 향한 군사 행동을 수행할 준비 태세의 진전된 단계에 진입하는 모습을 보기 때문에 그들이 준비됐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물러날 어떤 징후도 보지 못했다면서 러시아의 전면적 침공이 임박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은 러시아가 긴장 완화 조치를 할 경우 외교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오는 24일로 예정됐던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장관 회담을 취소한 바 있다.
앞서 러시아 대형은행 등에 대한 경제 제재를 발표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인 가즈프롬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를 건설한 주관사인 '노르트 스트림-2 AG'와 그 기업 임원들에 대해 제재를 가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계속 긴장을 고조시킨다면 우리는 추가 조치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크라이나 의회는 이날 러시아의 군사 행동과 관련해 전국적인 비상사태 선포를 승인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는 30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최대 60일까지 이를 연장할 수 있다고 한다.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검문검색이 강화되고 야간 통행이 금지되는 등 민간인의 자유로운 이동이 제한된다. 예비군 소집령도 내려졌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자국민들에게 러시아 여행을 자제하고 러시아에 머물고 있다면 당장 떠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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