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 들렸다며 10살짜리 조카를 상습 폭행하고, 물을 채운 욕조에 집어넣어 숨지게 한 일명 ‘조카 물고문 살인사건’을 저지른 이모 부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김성수)는 25일 살인 및 아동복지법(아동학대)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피해 아동의 이모 A(35·여)씨와 이모부 B(34)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30년과 징역 12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및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도 원심과 같이 유지하는 등 피고인들과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은 사건 전날부터 피고인들의 폭행으로 인해 신체 상태가 극도로 쇠약해진 상태였음에도 불구, 피고인들은 버릇을 고친다는 이유로 피해 아동을 욕실로 데려가 양 손발을 묶어 움직일 수 없게 한 뒤 욕조 안으로 머리를 집어넣었다가 빼는 행위를 수 차례 반복했다"고 선고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물고문 형태의 폭행을 가할 경우 성인도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피고인들의 행위는 피해 아동의 생명을 뺏을 수 있는 살해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살인죄는 이유를 불문하고 절대로 용인할 수 없으며, 특히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없는 아동을 살해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더욱 엄한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1심 재판과정에서 검찰이 추가한 친자녀에 대한 정서적 학대 혐의에 대해서는 "아동복지법 취지와 대법원 판례 등을 보면 신체적 학대로 처벌하는 이상 정서적 학대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원심과 동일하게 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아동학대와 관련한 양형 기준 자체가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A씨와 B씨에게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40년을 각각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원심의 형을 파기할 정도로 양형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A씨 부부는 지난해 2월 8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자택에서 조카 C(당시 10세) 양을 마구 폭행하고, 물이 담긴 욕조에 머리를 여러 차례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2020년 12월 말부터 C양이 숨지기 전까지 폭행을 비롯해 모두 14차례에 걸쳐 학대했으며, 자신들이 키우는 개의 배설물을 강제로 핥게 하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당시 각각 13세와 5세였던 친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이 같은 행위를 저지른 사실도 드러났다.
한편, 자신의 언니인 A씨에게 범행도구를 직접 사서 전달한 혐의(아동학대 방조 및 유기·방임) 등으로 기소된 C양의 친모 D(32)씨는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3년 등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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