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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환자 40명 중 산소치료 0명…"코로나 종식 전 마지막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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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환자 40명 중 산소치료 0명…"코로나 종식 전 마지막 고비"

중앙임상위 12일 기자회견 "오미크론, 델타와 두드러지게 달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중증 비율이 현저히 낮은 수준에서 빠른 속도로 전파되는 특징을 보였다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파 양상이 기존 코로나19와 크게 달라, 현 의료 체계로는 예고된 오미크론 대유행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 유행 파고만 넘어가면 '코로나19 사태의 끝'을 볼 수 있으리라는 희망 섞인 관측도 나왔다.

이 같은 전망은 12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예정부지에서 열린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의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진용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장,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전재현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임상연구센터장이 참석했다.

"오미크론은 코로나22…경증 혹은 무증상"

기자회견은 지난해 12월 4일부터 같은달 17일까지 국립중앙의료원에 입원한 오미크론 감염 환자 40명의 임상특성과 치료 경과를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국내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임상 특성과 경과를 관찰한 연구 자료는 해당 분석 논문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임상 분석 결과 오미크론 변이의 가장 큰 특징으로 무증상을 꼽았다. 입원 당시 환자의 47.5%에서는 무증상이 관측됐고, 증상이 있었던 이들에게서도 인후통, 발열, 두통, 기침과 가래 등 약한 감기 증상만이 관측됐다.

폐 컴퓨터 단층촬영(CT) 결과 전체 환자의 15%(6명)로부터 무증상 또는 약한 폐렴 소견이 관측됐으나, 이 역시 델타 변이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6명 가운데 4명은 백신 미접종자였다.

임상 경과 관찰에서도 오미크론이 가벼운 수준의 증상을 보인다는 점이 관찰됐다. 감염 증상은 보통 5~10일 정도 지속된 후 사라졌으며, 전체 40명의 환자 중 산소치료가 필요했던 중증 환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해열제 치료가 필요했던 이는 3명(7.5%)이었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오미크론의 두드러진 감염 특성이 바이러스가 주로 기도 상부에 몰리는 상기도 감염이라고 밝혔다. 이는 델타 등 기존 코로나19 변이가 하기도 감염을 일으켜 중증으로 이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컸던 것과 두드러지게 다른 감염 특성이었다.

오명돈 교수는 이를 근거로 "앞으로 (델타 등 기존 변이인) '코로나19'를 (오미크론이 우점종이 된 후부터는) '코로나22'로 바꿔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전재현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임상연구센터장이 12일 서울 중구 을지로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열린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 대응 체계 준비 서둘러야"

오미크론의 증상이 가볍다는 점은 희망적이지만, 전파 강도가 델타에 비해 4배가량 강하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꼽혔다. 연구진은 기존 변이와 완전히 다른 오미크론에 대응하기 위해 의료 체계를 신속히 개편해야 하며, 대응이 늦춰질 경우 의료에 큰 부담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재현 교수는 "비록 오미크론은 심한 병을 일으키지 않지만, 감염자 총수가 늘어나면 결국 의료 부담이 커지고 고위험군에서는 (기존 델타처럼) 문제가 일어난다"며 "특히 아직 나이가 많은 고위험군 (오미크론) 환자는 수가 적어 경과 관찰 사례도 적었던 만큼, 오미크론과 중증 인과관계는 더 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 교수는 "앞으로 고위험군 환자 또는 무증상자 등을 어떻게 (증상 정도에 따라) 나눠 관리할 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오명돈 교수도 "결국 델타 때도, 오미크론 때도 자기 면역력이 약하고 연령이 높은 사람에게는 감기 가설(오미크론 감염자는 감기처럼 가볍게 앓는다)이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분법적으로 오미크론은 감기, 저쪽은 폐렴, 하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위험하며, 이를 믿고 행동하다가는 큰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당장 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오미크론 대응책으로 백신 3차접종을 강조했다.

오명돈 교수는 "정부가 마련한 지침에 따라 백신 접종을 하시는 게 필요하다"며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중 아직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3차 접종을 늦춘 분은 빨리 예방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도 "부스터샷이 나이와 상관없이 오미크론 중화항체를 높인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3차 접종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 교수 발표 내용을 인용하면, 코로나 백신 접종을 완료하기만 했을 때는 접종 6개월이 지나 오미크론 중화항체가 측정되지 않을 정도로 낮았지만 3차 접종까지 한 경우에는 중화항체가 100배가량 증가했다.

"오미크론 건너면 코로나 끝"

이에 더해 세부적인 의료 대응 전략도 새로운 상황에 맞춰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기현 원장은 "오미크론 유행에 맞춰 외래 현장에서 누구든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신속항원검사 체계를 잘 안착시키고, 방호복 착용 수준은 조금 낮춰서 백신을 접종한 의료 종사자는 N95 마스크나 페이스실드 정도를 착용하고 대면진료를 할 수 있도록 대응 수위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이와 관련해 코로나19에 지나친 두려움을 갖고 대응하는 것 역시 지나치게 안일한 접근만큼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 원장은 "어떤 신종 감염병이든 시작될 때 혼란스럽기 마련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과도한 불안감과 두려움"도 좋지 않다며 "의사와 간호사, 기타 의료 종사자들이 과도한 불안감과 두려움에서 벗어나도록 지식을 잘 공유하고 전체적인 방호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 원장은 이번 오미크론 유행이 어쩌면 코로나19의 마지막 고비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정 원장은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될 시기가 한 달여 정도 남았"는데 "조심스럽지만 남은 기간 K-방역을 발전적으로 계승해 정부와 의료기관이 (유행에) 잘 준비하고, 국민 협조가 잘 이뤄진다면 오미크론의 강을 건너 코로나 사태의 끝자락을 볼 수 있다"며 "비록 바이러스 박멸이나 코로나 사태의 종식은 아니지만, '코로나 비상대응의 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 원장은 구체적으로 자신이 의미한 '끝'은 코로나19 유행이 일어나더라도 지금과 같은 비상상황은 반복하지 않고 일상을 영위하면서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상황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12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왼쪽 세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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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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