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미국과 러시아의 안보회담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10일(현지시간) 열린다.
그러나 9일 저녁 만찬을 겸한 소인수 회담에 참석한 양측 대표단이 내놓은 회담 전망은 밝지 않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대표단은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이 통솔하며 미국 대표단은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이끈다. 양측은 이날 2시간 넘게 회담을 진행했다.
러시아 랴브코프 외무차관은 만찬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우리는 앞으로 있을 문제들에 대한 본질에 대해 깊이 파고 들었지만 회담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내일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라브코프 차관은 "러시아 측은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하고 있지만 우리의 접근법에서 벗어나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러시아가 타협할 준비가 됐느냐'는 질문에 "미국이 타협에 도달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측도 러시아와 협상 전망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0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에 대해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감행한다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NATO)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동부 측면을 따라 진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을 비롯한 서방 동맹국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경우 "심각한 비용을 지불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외교와 대화의 길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대립을 모색할 것인지 정말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접경 지역에 병력을 증강하면서 벌어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러시아는 이에 대해 서방 국가들의 공포 조장이라고 반발하며, 나토의 동진(東進)을 금지하는 한편, 옛 소련 출신 동유럽 국가를 2등 나토 회원국으로 분류해 러시아를 겨냥한 공격무기를 배치하지 않는 등 법적 안전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10일 미국과 회담에 이어 12일엔 나토(NATO), 13일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협상을 이어간다.
CNBC는 이날 미국과 러시아의 안보회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 임기 중 외교 정책 이니셔티브와 관련된 진실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바이든 정부가 지난 연말 100여개 국가를 초대하면서 개최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통해 보여준 외교적 비전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소비에트 연방 해체와 나토의 국경 확대를 되돌리려는 야망과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CNBC는 이번 주 연달아 있는 회담 결과에 따라 러시아와 '외교적 타협'이 가능할지 드러날 것이며, 이는 바이든 정부의 외교 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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