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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그늘' 벗어난 윤석열, '이대남 그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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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그늘' 벗어난 윤석열, '이대남 그늘'로?

대선 전략 전면 수정 불가피…이준석, '윤석열 2030 접근법' 호평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5일 갈라섰다. 김 전 위원장으로부터 선거대책위원회 전면 개편을 압박받은 윤 후보는 이틀간의 숙고 끝에 '마이웨이' 결론을 내렸다.

지난달 3일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이 의기투합한 지 33일 만에 맞은 파국이다. 이로써 제1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사실상 붕괴된 초유의 대선을 맞게 됐다.

윤 후보는 기존의 매머드급 선대위를 기민한 선거대책본부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권영세 의원에게 본부장 자리를 맡긴 것 외에 선대본에 참여할 인사들의 면면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김종인 전 위원장도 "(윤 후보와) 더 이상 뜻을 같이 할 수 없다"며 불쾌감을 표한 뒤 곧장 등을 돌렸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은 '박근혜 탄핵' 사태 이후 몰락 위기에 처했던 국민의힘을 기사회생시킨 외부 충격파였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 4.7 재보궐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 국민의힘에 대선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에 나서자 지지 입장을 보이며 조력했다.

두 사람을 매개로 정권교체 기대감이 국민의힘으로 쏠리면서 윤 후보 지지율은 한때 40%를 넘나들었다. 지난달 초 '김종인 영입'에 성공한 선대위 출범 당시에는 유력한 대선 주자로 부상한 후보와 정치적 중량감까지 갖춘 킹메이커의 결합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이 결국 융합에 실패함으로써, 외연 확장을 위한 인적 수단을 상실한 윤 후보에게 정권교체 구심점 역할이 계속 맡겨질지는 매우 불투명해졌다.

결별로 끝난 김 전 위원장과 달리 윤 후보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선 2030 대책을 고리로 관계 회복 가능성을 열어뒀다.

윤 후보는 2030 세대를 향해 "실망을 줬던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해 젊은 남성층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안티 페미니즘'에 부합하는 행보를 예고했다.

이준석 대표가 이에 즉각 부응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개편 방향성은 큰 틀에서 봤을 때 내가 주장했던 것과 닿아 있는 부분이 있다"며 "상당한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윤 후보가 신년에 2030에 상당한 관심이 있다고 했고, 2030 세대에 접근하는 방식에 다소간 오류가 있거나 시행착오가 있다는 것을 시인한 게 중요하다"면서 "오늘부로 젊은 세대가 다소간 관망세를 거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향후 윤 후보는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과 관계를 재설정해 내분을 봉합하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전략에도 주력할 전망이다. 중도층 견인보다 기존 국민의힘 지지층, 보수층 결집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변화된 전략이다.

다만 윤 후보 스스로 자초한 '후보 리스크'는 여전히 위험 요인으로 남아 있다. 그는 기자회견 내내 자세를 낮추며 "처음 윤석열로 돌아가겠다"면서 '공정과 상식' 가치를 무너뜨린 아내 김건희 씨의 학력·경력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제 처가 심신이 많이 지쳤다. 요양이 필요할 정도"라며 동정론에 호소하는 태도를 보였다. "재작년 '조국 사태' 이후 처가와 제 처가 집중적인 수사를 2년 간 받아왔다"며 억울한 기색도 숨기지 않았다.

당 내에선 윤 후보가 '김종인 그늘'에서 벗어났다는 평가와 '독불장군' 면모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대선을 두 달 남짓 앞두고 단기필마로 정권교체론을 재결집하겠다는 윤 후보의 승부수가 묘수가 될지 자충수가 될지 기로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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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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