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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고등학생 절반이 "근로계약서 작성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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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고등학생 절반이 "근로계약서 작성 안했다"

경남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실태조사 결과…임금체불‧지체 피해도 10명 중 3명꼴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경남지역 고등학생들 가운데 절반가량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3명은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거나 아예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학생노동인권 강화가 절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의 공공정책연구기관인 경남연구원이 경남교육청에 최근 제출한 ‘2021 경남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이 같은 실태 분석이 나왔다. 이 보고서는 경남교육청이 도내 학생들의 노동인권교육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향 설정의 기초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경남연구원에 의뢰한 것이다.

근로계약서 미작성 48.2%…권익침해 23.2%

보고서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업무내용과 급여, 근로시간, 휴일 등의 내용이 포함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응답은 37.4%로 나타난 반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48.2%로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지만 주요 계약사항이 모두 반영됐는지 모르겠다는 응답이 11.0%였고, 주요 계약사항의 일부만 포함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응답이 3.4%였다.

▲아르바이트 학생 노동권 침해 내용. ⓒ경남연구원

아르바이트를 하며 임금과 근로시간, 폭언·폭행 등을 비롯해 권익침해를 직접 당한 적이 있는 경우는 23.2%나 됐다. 이 가운데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고 늦게 받거나 아예 받지 못했다는 응답이 29.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손님 또는 고객으로부터 심한 욕설을 들은 적이 있다는 응답이 27.8%였고, 주휴수당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도 25.0%나 됐다.

이번 설문조사에 응답한 학생 수는 9292명으로 지난 4월 기준 경남 전체 고등학생 8만7380명의 11%가 답변했다. 성별 응답비율은 남학생이 63%, 여학생이 37%였다.

이 가운데 아르바이트를 해본 경험이 있는 학생은 1105명(11.9%)으로 고교생 10명 중 1.2명가량이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율 추이는 지난해 19.1%보다는 7.2%p가 줄어들었다. 코로나19에 위축된 자영업 여파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계열별로는 일반계고 학생의 8.9%가 아르바이트를 경험했고, 특성화고는 21%로 2.3배 가량 높았다. 성별로는 여학생이 13.7%로 남학생 10.8%보다 아르바이트 경험 비중이 높았다.

아르바이트를 한 이유로는 ‘스스로 사회경제활동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라는 답변이 42.7%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구입하고 싶은 게 있어서’가 20.5%를 차지했으며, 부모 또는 보호자로부터 받은 ‘용돈이 부족해서’가 16.5%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를 할 특별한 이유가 없어서 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전체의 56.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공부 방해(12.8%), 부모님 반대(12.2%), 좋은 아르바이트 구하기 어려움(11.5%) 등의 이유도 각각 10% 이상 높게 나타났다.

직종별로는 음식점과 패스트푸드점의 서빙과 안내·보조 관련 아르바이트가 74.2%로 가장 많았다. 이어 편의점 등 매장관리가 11.0%였고 물류와 배달, 건설, 제조, 주차 등이 10.0%였다.

최근 플랫폼노동자의 노동권익 침해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오토바이 배달운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안전사고가 빈번해지는 것과 관련해 고교생들의 배달 아르바이트 경험도를 조사한 결과 2.1%의 비율을 보였고 절반가량이 배달대행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아르바이트 학생의 노동권 침해 대응 행동 방식. ⓒ경남연구원

“부당해도 참고 일한다” 59.9%

아르바이트에 나선 학생들은 부당하게 노동인권을 침해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했을까. 전체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인 59.9%가 ‘참고 계속 일했다’고 답했다. 이유는 ‘상대하기 귀찮아서’(46.7%)가 가장 컸다. 문제를 제기해봐야 달라질 것이 없다(20.8%)거나 또 다른 문제만 더 키울 뿐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 이뤄지는 노동인권교육이 보다 강화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2021학년도에 노동인권교육을 받아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15.2%에 그쳤다. 아예 받아본 적이 없다는 응답은 31.7%였고, 받았는지 받지 않았는지를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53.1%나 됐다.

노동인권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들 가운데 배워보고 싶은 내용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2.7%가 근로계약서 작성과 휴가 관련 내용, 주휴수당 등 노동권 보호와 관련된 노동법 지식을 꼽았다. 또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 차별 등 노동인권 침해 사례 등에 관한 내용도 37.3%의 응답비율을 나타냈다.

▲아르바이트 경혐 경남 고교생 노동인권 교육 수강 비율. ⓒ경남연구원

경남교육청은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노동인권교육 시간의 안정적 확보와 함께 지난 2013년부터 매년 실시해오고 있는 학교로 찾아가는 교육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또 2021년 개발한 고등학교 노동인권교육 교재 보급과 함께 2022년에 중학교 노동인권교육 교재도 개발할 계획이다. 또 노동인권교육 관련 교원들에 대한 직무연수도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 4월 기준 도내 고교는 모두 194곳으로 파악됐다. 일반계 고교가 137곳으로 70.6% 분포였으며, 특성화 고교는 34곳으로 17.5%, 마이스타고와 외국어고 등 특목고 9곳으로 4.6%였다. 또 자율고 10곳, 고등기술학교 1곳, 고등공민학교 1곳, 방송통신고 2곳으로 7.2% 분포였다.

지역별로는 창원이 49곳(25.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진주와 김해가 각각 23곳씩, 양산 11곳, 거제 10곳, 나머지 시‧군에서는 10곳 이하의 고교가 운영되고 있으며 의령군이 3곳으로 가장 적다.

경남의 고등학생 8만7380명 가운데 일반계고 학생이 6만7072명(76.8%)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특성화고 1만1013명(12.8%), 특목고 3103(3.4%), 자율학교 등에 6192명(7.1%)이 재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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