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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 전원회의 시작, 대화·종전선언 제안 화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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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 전원회의 시작, 대화·종전선언 제안 화답할까?

대미·대남관계 입장 발표 주목

북한이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시작했다. 지난 2019년 12월 말에 개최됐던 전원회의처럼 이번에도 미국, 남한과 관계를 비롯한 대외적 입장이 발표될지 주목된다.

28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가 12월 27일에 소집되었다"며 당 총비서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의 위임에 따라 전원회의를 사회하시었다"며 "당 중앙위원회 위원, 후보위원들이 전원회의에 참가하였으며 당 중앙위원회 부서 일군들, 성, 중앙기관, 도급지도적 기관과 시, 군, 중요공장, 기업소 책임일군들, 해당 중요부문 일군들이 방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통신은 "전원회의에서는 2021년도 주요 당 및 국가정책집행정형을 총화하고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발전기를 열어나가기 위한 우리 당과 인민의 투쟁을 승리의 다음단계에로 강력히 인도하는 전략전술적방침과 실천행동과업들을 토의결정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 28일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김정은 당 총비서의 사회로 27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로동신문

북한은 지난 2019년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 간 전원회의를 가진 바 있다. 북한이 이틀 이상 전원회의를 개최한 것은 1990년 김일성 주석 집권 이후로 처음이었다.

2019년 북한은 그해 2월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 시설과 주요 대북 제재 해제 교환을 추진했으나 미국과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이후 6월 판문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간 1시간 여의 회담을 가진 뒤 10월 스웨덴에서 미국과 실무접촉을 가졌으나 별다른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북한은 당시 회의에서 대미 대화에 대한 회의적 태도를 드러내며 이른바 '자력 갱생'을 통해 제재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도 북한이 미국, 남한 등과 관련된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2019년 이후 재개되지 못하고 있는 미국과 협상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정부는 출범 이후 북한에 조건없는 대화를 제의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이 어떻게 대응하냐에 따라 향후 북미 간 대화 가능성 및 방향이 일정 부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위원장이 미국의 제의에 긍정적인 화답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그는 지난 9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 째에 가진 시정연설에서 회의에서 미국의 대화 제의에 대해 "적대시 정책의 연장에 불과하다"고 규정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새 미 행정부의 출현 이후 지난 8개월 간의 행적이 명백히 보여준 바와 같이 우리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위협과 적대시 정책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으며 오히려 그 표현 형태와 수법은 더욱 교활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바이든 정부가 지난 10일(현지 시각) 인권 문제를 이유로 리영길 국방상과 중앙검찰소, 4·26만화영화촬영소 등을 제재 대상으로 올리며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북 제재를 추진했는데, 이 역시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의에 대한 입장을 정하는 데 있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남한 정부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에 대해 김 위원장의 언급이 나올지도 관심 사항이다. 그런데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연설에서 "종전을 선언하기에 앞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계속 밝히고 있는 불변한 요구"라며 종전선언 전에 한미 연합 군사 훈련과 같은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어야 하고, 자신들의 미사일 개발에만 국제적 제재가 가해지고 있는 이중적 태도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어 북한이 남한의 종전선언 추진 의지에 화답하는 내용이 발표될지는 미지수다.

▲ 김정은 당 총비서(오른쪽 위 가운데 및 왼쪽 아래 가운데)가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의 사회를 맡아 발언하고 있다. ⓒ로동신문

한편 올해가 김정은 위원장의 집권 10년이라는 점, 코로나 19와 국제제재 등으로 내부 경제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이번 회의가 대외적인 입장보다는 5개년 경제계획 수행 등을 강조하는 '내부 결속 다지기'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정치국 회의에서 전원회의 소집 결정을 발표하면서 경제 관리 및 농업‧건설 부문 등에서의 성과를 평가했다.

그는 "다음해는 올해에 못지 않게 대단히 방대한 투쟁을 전개해야 하는 중요한 해"라며 "당중앙위원회는 새년도 계획을 역동적으로, 전진적으로, 과학적으로, 세부적으로 잘 수립하여 5개년계획수행의 기초를 튼튼히 다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이번 회의와 관련, 정부는 대외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개방적인 태도로 나오길 촉구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여러 변수와 고려 요인 속에 대외 관계에 대한 입장을 결정한다면, 남북미 간 대화와 협력을 복원하는 방향으로 선택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의 선택에 있어 두 가지 변수가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내년이 북한이 제시한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두 번째 해이기 때문에 올해보다는 더 높은 경제 목표를 제시해야 하는데, 이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북한의 대외 개방 여부와 그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로 북한이 방역에 있어 이전과 같이 국경을 봉쇄하는 방식을 고수할 것인지의 문제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말하는 '우리식 방역체계'를 철저히 관철하면서 방역 일변도로 갈 것인지, 아니면 경제와 민생 등을 병행하는 새로운 입장이나 방향성이 제시될지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내년 정책 방향을 (경제) 발전 지향적으로 과감하게 설정하고 방역 역시 민생 친화적이고 개방적인 방향으로 설정하면 대외 관계도 대화와 협력 방향으로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 스스로도 중대한 시점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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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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