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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코로나 치료제' 국내 사용 승인, 내년 1월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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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코로나 치료제' 국내 사용 승인, 내년 1월 도입

"증상 완화 효과 88%…오미크론에도 효과 있을 것"

미국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먹는(경구)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한국 긴급사용이 승인됐다. 팍스로비드는 한국에서 사용이 승인된 최초의 가정용 코로나19 먹는 치료제가 됐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60만4000명분 이상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가 국내에 들어와 의료현장에서 사용되는 길이 열렸다.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팍스로비드를 대상으로 한 안전성과 효과성을 검토한 전문가 입장을 따라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안전관리 공급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질병관리청이 식약처에 팍스로비드 긴급사용 승인을 요청한 지 일주일여 만이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달 10일부터 팍스로비드의 비임상 시험 및 임상시험 결과와 품질자료 등을 국내 수입사인 한국화이자제약으로부터 건네받아 사전검토를 시작했다.

정부가 이미 팍스로비드를 포함한 먹는 치료제 60만4000명분의 선구매 계약을 체결한 만큼, 이 약이 국내에 들어온 후인 내년 1월 이후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능력이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팍스로비드. ⓒ화이자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 분해효소(3CL 프로테아제)를 차단해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 생성을 막는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해 피감염자의 증상을 완화한다.

이 약을 처방받은 이는 니르마트렐비르 2정과 리토나비르 1정씩을 12시간 간격으로 하루 두 차례 닷새간 복용하게 된다. 즉 다른 종류의 두 약을 총 3정 복용해야 한다. 니르마트렐비르는 단백질 효소 증식을 억제하고, 리토나비르는 약효가 체내에서 오래 지속되도록 촉진한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가운데 증상이 나타난 지 닷새 이내에 가능한한 빨리 복용할수록 효과가 좋다.

식약처가 확보한 관련 검토 자료를 바탕으로 9명으로 구성된 외부 전문가 자문회의는 팍스로비드의 국내 사용 효용이 있다고 최종 결정했다.

이날 식약처 브리핑에 참석한 최원석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문회의 결과 "현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발생(이 위급한 수준이라는) 상황을 고려하고 현재 허가된 경구 치료제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 약물의 긴급사용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에 전문가 집단이 동의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상시험 자료 검토 결과 "경증·중등증 환자에서 고위험군 환자의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약물의 작용 기전(機轉)을 고려하면 다양한 변이주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최 교수는 설명했다.

즉, 오미크론 등으로 계속해서 변화하는 코로나19의 변이에도 이 약이 어느 정도 대응 효과를 지닐 것으로 전문가 집단은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는 224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 델타 변이에 대해 팍스로비드가 88퍼센트의 증상 완화 효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오미크론을 대상으로 한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세포실험, 즉 시험관 내 시험 결과를 보면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뮤에 이르기까지 (팍스로비드의) 항바이러스 효과가 확인됐"으나 "오미크론에 대해서는 시험관 내 시험을 통해 확인된 바가 아직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단백질 증식을 억제하는 팍스로비드의 작용 방식을 고려하면 오미크론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있었다"고 김 처장은 강조했다.

최원석 교수는 "팍스로비드는 3CL 프로테아제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약물인데, 이 부분(3CL 프로테아제)은 사스-코비드2, 즉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공통 존재하는 부위"라며 "이런 작동 방식을 고려하면 오미크론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는 주로 왕관(코로나) 형태인 바이러스 외부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나타난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사람 세포 수용체에 결합해 각종 감염 증상을 일으키고 인체에 증식하게 된다. 따라서 이 부위만을 겨냥하는 약물은 변이에 영향을 크게 받게 된다.있

팍스로비드는 보다 근본적으로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 생성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만큼, 변이에 상대적으로 작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의 입장인 셈이다.

▲팍스로비드 작동 원리. ⓒ식품의약품안전처

다만 팍스로비드는 모든 환자에게 사용할 수 없다. 식약처는 코로나19 경증 환자와 중등증 환자 중 성인과 12세 이상의 체중 40킬로그램 이상인 소아환자를 대상으로 팍스로비드 사용을 승인했다. 

임산부의 팍스로비드 복용은 유익성이 위해성을 웃도는 경우에만 한정해서 허용된다. 수유 중일 경우는 사용이 금지된다. 즉 수유부는 팍스로비드를 복용하는 중에는 수유를 중단해야 한다.

중증 간 장애와 신장 장애 환자도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중등증 신장애 환자의 경우 니르마트렐비르 투여용량을 절반으로 감량해 사용하도록 권고된다.

핵심 간 효소인 CYP3A 유도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팍스로비드의 동시 복용이 금지된다. 팍스로비드의 구성 알약인 리토나비르는 CYP3A를 억제해 항바이러스의 신체 분해를 늦추고 치료 수준이 더 오래 가도록 돕는다. 따라서 CYP3A 활성화를 유도하는 약물 복용자에게 팍스로비드는 유독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정확한 질환 리스트는 앞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설사 복용에 주의해야 할 질환 등이 있더라도 팍스로비드를 완전히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인 의료진과 환자의 상담 하에 복용 여부가 결정된다. 식약처는 질병청과 협력해 보건복지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함께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통해 팍스로비드와 동시 복용하면 안 되는 의약품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팍스로비드의 부작용은 대체로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설사와 구역질(오심), 미각이상 등의 부작용이 보고됐으나 "대부분은 약물 복용이 종료된 후 호전되는 경과를 보였고 경증 양상이었다"고 최원석 교수는 말했다.

최 교수는 "이 약물이 항바이러스제이므로 추정하기로 장 운동에 영향"을 줌에 따라 "위장관계 증상에 원인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식약처의 사용승인에 따라 당장 내년 초부터 이 약품의 국내 사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 "60만4000명 분의 코로나19 치료제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추가물량 확보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 내용을 종합하면, 정부는 이날까지 머크(MDS)사의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 화이자 팍스로비드 36만2000명분의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이에 더해 정부는 내년 1월 초 추가 계약을 체결해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도 전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1월 중순이면 이미 국내 사용이 승인된 팍스로비드는 국내에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초도물량을 늘리고 도입일정을 더 단축하기 위해 화이자 사와 추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머크의 몰누피라비르의 국내 사용 승인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해외에서 관련 부작용 가능성이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몰누피라비르의 경우 저희가 지난달 17일에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접수했고 현재 검토를 진행 중"이라면서 "안전성, 특히 효과성에 관해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몰누피라비르 사용을 승인했으나 부작용 우려를 고려해 임산부와 18세 이하는 사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40킬로그램 이상의 12세 이상자를 대상으로 사용이 승인됐으며, 임산부의 경우에도 상황에 따라 사용이 가능한 팍스로비드와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효용성에서도 몰누피라비르는 효과는 팍스로비드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지난 23일 미 FDA가 팍스로비드에 이어 몰누피라비르를 미국의 두 번째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승인했다고 보도하면서 "몰누피라비르가 고위험 성인의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30퍼센트 감소"시켰다고 임상시험 결과를 알렸다. 아울러 이 같은 결과는 종전 50퍼센트 수준이던 치료 효과보다 더 떨어지는 것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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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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