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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정부 포상 상 사업비 1억 원 ‘해남군과 군 의원들’ 스타일 제대로 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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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정부 포상 상 사업비 1억 원 ‘해남군과 군 의원들’ 스타일 제대로 구겼다

전남 해남군이 ‘2021년 정부 합동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받은 상 사업비를 오 남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맹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해남군은 지자체 사회성과보상(SIB) 기반조성, 소상공인 정책, 혁신지향 공공조달, 공공저작물 개방 및 활용 분야 등에서 행안부 우수사례로 선정되면서 높은 점수를 받아 지난 5월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상 사업비 1억 원과 포상금 1500만 원을 받은 것이다.

군은 정부 포상 상 사업비로 직원들의 편익을 위해 지난 8월 말 3차 추경에 근무환경 개선 사업 예산을 편성해 사용키로 계획을 세웠었다.

ⓒ최영남 기자

 그러나 군은 근무환경 개선사업과는 거리가 먼 고가의 스타일러(의류 관리기) 77대를 구입해 각 실, 과. 소를 비롯해 의회에까지 배정해 비치했다.

더욱이 의회에는 1대당 120만 원이나 하는 스타일러를 의원 1인당 1대로 11대를 비치해 개인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정작 매일 악취현장을 다니고 있는 환경미화원들의 숙소에는 스타일러 대신 세탁기와 건조기 각 2대만을 지원했다.

더더욱 각 실. 과. 소와 읍·면에서는 간부 공무원과 하위직 공무원 간 서로 눈치를 보며 사용하기를 주저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고 이런 눈치 보기로 인해 일부 부서는 아예 스타일러(의류 관리기)의 전원 자체를 뽑아 놓은 채 사용하지 않는 곳도 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전남의 한 지자체 공무원은 “목적이 정해져 있지 않은 상 사업비라도 필요한 곳에 꼭 써야 하는 게 원칙”이라면서 “전형적인 예산 오남용 사례”라고 꼬집기도 했다.

상 사업비란 정부나 상급 자치단체가 우수한 성과를 낸 하위 자치단체 등에 유인책으로 주는 사업비로 일반적으로 업무수행에 필요한 예산으로 활용한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상 사업비를 세입예산으로 편성해 사용하기도 한다.

인근 여수시의 경우 올해 정부 합동 평가 3위에 선정돼 받은 상 사업비 1억 5000만 원을 복지관 창호 교체와 노인요양시설 보수, 치매 전담보호센터 장비 보강 등 취약계층을 위한 예산으로 사용했다.

정부로부터 받은 상 사업비를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비용이나 소외계층을 위한 취약시설 개보수 등 좀 더 의미 있는 곳에 사용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더욱 가관인 것은 해남군 관계자는 “스타일러(의류 관리기)가 사치 품목이 아니며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필요한 물품이라”는 주장과 함께 “정부 포상 상 사업비는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 등에 사용하도록 정해져 있어 직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방안을 고민 끝에 스타일러(의류 관리기)를 구입했다. 다들 집에 스타일러(의류 관리기) 한 대씩은 있지 않냐”고 반문해 군 관계자의 의식 수준을 드러내는 것 같아 쓸쓸할 따름이다.

정부로부터 받은 상 사업비 사용을 놓고 해남군과 의원들이 스타일을 제대로 구겼다는 주민들의 아우성을 어떻게 잠재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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