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메도스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곧 출간될 책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 사실을 숨기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TV토론을 강행했다고 폭로했다. 메도스 전 비서실장(이하 직함 생략)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일(현지시간) 메도스가 곧 출간하는 회고록(<The Chief's Chief>)의 사본을 입수해 "트럼프가 바이든과의 첫 TV 토론회를 3일 앞두고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작년 10월 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 사실을 공개했는데, 그보다 일주일 전인 9월 26일 토요일에 이미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메도스는 이날 트럼프에게 "피곤해 보인다"고 말했는데, 이날 저녁 주치의인 숀 콘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으니 유세를 가지 말라고 만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곧바로 '비낙스'라는 항원검사를 다시 받았고 이번에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트럼프는 이날 주치의의 만류를 무시하고 펜실베이니아에서 열린 대규모 유세에 참석했다. 메도스는 당시 트럼프가 "조금 피곤해 보였지만" 집회에 참석한 지지자들은 "어떤 것이 잘못됐는지 결코 몰랐을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는 3일 뒤인 29일 바이든과 첫 TV토론을 가졌다. 메도스는 후보들이 토론 72시간 전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트럼프가 토론에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토론회 진행자였던 <폭스뉴스> 크리스 월리스 앵커는 트럼프가 토론회 장소에 늦게 도착했고, 주최 측은 트럼프와 참모진의 보고에 의존했기 때문에 토론회 전에 별도로 테스트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었다. 메도스는 트럼프가 토론회 당일 약간 상태가 나아졌고, "그의 얼굴은 평소의 밝은 색을 되찾았다"면서도 "등에 약간의 무거운 추를 짊어 지고 걷는 것처럼 걸었다"고 회고했다.
트럼프는 첫 양성 판정이 나온 날인 9월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후임으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을 지명, 발표하는 행사를 가졌다. 참석자 다수가 '노 마스크'에 사회적 거리 두기도 무시했던 이날 행사에서는 백악관 참모진, 언론인 등 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슈퍼 확산 잔치'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트럼프는 또 9월 27일에는 참전용사 가족들을 위한 행사를 열었다. 트럼프는 10월 2일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공개한 뒤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 행사에서 감염됐을 수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그들은 나를 안아주고 싶어했고 내게 키스하고 싶어했다"며 "나는 그들에게 물러서라고 말하지 않았다"며 이들에게 감염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10월 2일 자신과 부인 멜라니아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공개했고, 이날 저녁 메릴랜드에 있는 월터 리드 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백악관과 주치의 콘리는 트럼프가 1일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고 밝혔으나, 첫 양성 반응을 보인 시점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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