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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코로나 병상 대기자 907명..."의료 확충 없이 위드 코로나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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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코로나 병상 대기자 907명..."의료 확충 없이 위드 코로나 여파"

이틀째 대기자 최다 경신해...불평등끝장넷 "이제 갈아넣을 인력도 없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도 입원하지 못해 병상이 나오기를 대기하는 이가 900명을 넘어섰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 4주차에 들어서면서 병상 가동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발생 1년이 지나도록 공공병상 확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이 재차 나왔다.

22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하루 이상 병상을 기다리는 수도권 대기자가 90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0시 804명에 비해 103명 급증한 결과다. 이틀 연속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나흘 이상 병상을 기다린 확진자도 137명에 달했다. 사흘 이상 대기자가 162명, 이틀 이상이 223명, 하루 이상이 385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전체 대기자 907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466명이 70세 이상 고령자여서 상황이 심각하다. 임신부도 한 명 있다.

이와 관련,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의 중증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69.5%로 집계됐다. 총 1134병상 중 788병상이 이미 사용 중이며, 346병상이 남았다. 이 가운데 수도권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83.3%로 이틀째 80%를 넘었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확진자 증가는 어느 정도 예측됐다. 중환자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정부는 재택치료를 겸하면서 일상을 조금씩 회복하는 길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병상 대기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추가 위중증 환자 증가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위드 코로나 전환에 맞춰 그에 적절한 의료전달체계는 마련하지 않아 화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날 오전 전국 의료 및 시민사회단체들이 연합한 '불평등끝장 2022대선유권자네트워크(이하 불평등끝장넷)'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준비 부족으로 인해 다시금 의료시스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불평등끝장넷은 현재 상황을 두고 "사실상 환자를 치료할 병상이 포화상태"에 들어섰다고 진단하고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이 코호트 격리에 들어가면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다시 생존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장기간에 걸쳐 근본 대책으로 "병상과 의료 인력 확충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으나, 정부가 공공의료 능력 확충을 소홀히 해 이 같은 사태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 정부는 2년이 지난 이 시점까지 사실상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았"고 "거대 양당의 대선 후보자들조차 위기 상황에 대해 진지한 토론은커녕 언급조차도 없다"고 비판했다.

불평등끝장넷은 구체적으로 당장 민간병원을 동원해 병상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며 기존의 4~5배에 달하는 간호사가 필요한 만큼 즉시 간호인력 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각 대선후보들에게는 감염병 재난 시대에 대응할 공공의료 관련 약속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은영 서울대병원 간호사는 "유행시기마다, 확진자수가 증가할 때마다 병상부족, 인력부족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등장"했으나 정부가 아무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며 "어찌어찌하여 병상을 마련한다 하더라도 인력이 없어 간호사들은 우스개 소리로 '소는 누가 키우나'라고 자조적인 대화를 한다. 인력 확충 계획이 없고 정부는 방관만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최규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인권위원장은 "'중환자실에 사망자가 나와야만 들어갈 상황'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병상 대기가 심각하다"며 "코로나19 발생 직후부터 시민사회는 공공병상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장기화되는 감염병 상황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공병원 및 의료인력 확충을 해야 한다고 정말 지겹도록 주장해왔으나 정부는 실제로는 의료인력과 장비가 없어서 환자 한 명도 못 받으면서도 '병상 가동률이 아직 몇 퍼센트 남아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얘기만 해 왔다"고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제대로 된 인력확충도 없이 시행된 정부의 '위드 코로나'’로 인해 지칠대로 지쳐있어 더는 갈아넣을 의료인력조차 없는 상황에서 고위험군인 고령층과 사회적약자들의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심지어 '중환자실서 사망자 나와야 들어갈 상황'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개탄했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불평등끝장넷 공동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 열악한 한국의 공공의료 수준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우려 섞인 지적이 이어졌지만, 매우 실망스럽게도 정부의 대처는 부족한 공공의료기관과 의료인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희생을 강요하는 것에서 나아진 것이 없다"며 정부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한참 모자란 공공병상과 의료인력 확보에 나서고, 지난해 의협의 반발 이후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의료인력 충원 방안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처장은 아울러 공공의료기관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전환되면서 취약계층의 의료접근이 어려워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총 70개 중진료권 중 공공병원이 없는 30개 지역에 공공병원을 신설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공공의료 전달체계 통합 관리를 위한 '공공의료관리청(가칭)' 설립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중환자 병상 부족 현상이 우려되는 가운데 19일 서울 은평구 서울시립서북병원 주차장에 위중증 환자 급증에 대비한 '이동형 음압 병실'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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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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