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거세지는 가운데, 현 상황이 이어질 경우 일상회복 2단계 전환이 쉽지 않으리라는 방역당국 전망이 나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현재 시행 중인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를 지속하거나 방역 조치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금의 증가세라면 (단계적 일상회복) 2단계로 무난하게 가기 어렵느냐'는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관한 정 청장의 대답이었다.
이 자리에서 정 청장은 "아무래도 민생이 어려운 자영업자 중심으로 거리두기를 완화하다 보니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완화 폭이 컸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관련 지표를) 예의주시하고 있고, 진행 상황을 보면서 단계 전환이나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현 상황이 유지될 경우 추가 완화는 불가능하며, 방역 상황이 더 악화할 경우 지금보다 강화된 대응책이 나올 수도 있다는 방역당국 수장의 언급이 나온 것이다. 아울러 규제 중심 방역체제를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규제 완화 수준이 지나쳤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 셈이다.
다만 이는 중앙사고수습본부의 입장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이날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비상계획 도입을 검토하거나 필요성을 제기하는 일각의 의견이 있지만 (정부는) 아직 이르다고 본다"며 "이 정도는 현재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중수본은 지금 상황은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당시 정부 예측 범위 안의 확산이라는 평가에 무게를 뒀으나, 질병관리청은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위기 수준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당초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 시 총 3단계의 전환 시나리오를 두고, 각 단계마다 4주 적용-2주 평가 기간을 갖기로 한 바 있다. 따라서 당초 예정대로라면 현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를 거쳐 12월 13일 2단계, 내년 1월 24일 3단계가 각각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각 단계에서 확진자 폭증, 의료 대응 능력 마비 등의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정부는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을 발동하기로 한 바 있다. 다만 아직 비상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구체적 전환 기준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이날 오후 열린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비상계획 부분에 있어서 핵심적인 지표로 저희들이 현재 검토하고 심의받고자 하는 것은 중환자실 병상가동률"이라며 "이를 가장 핵심적인 지표로 해서 금주 중에 전문위원회 검토를 받은 이후 (비상계획 세부 안을) 확정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이어 "비상계획 세부 지표가 결정되면 이후 위험도 평가, 각 위험도 평가 결과에 따른 조치 여부에 관한 절차까지 마련하도록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방대본은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이후 백신 접종률이 낮은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현 상황과 관련해 미접종자 군에서 상당한 규모의 확진자 발생이 확인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 중인 독일 사례를 바탕으로 '백신 미접종자 전원이 감염될 것'이라는 관련 전망을 두고 "미접종군인 학령기 연령에서 (코로나19)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것들을 볼 때에 우리나라에서도 (독일과) 유사한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관련 기관, 부처들과 미접종자의 (백신) 접종 독려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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