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탄소중립을 위해 서로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한국의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상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오후 20분 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 내 정상회담장에서 양자 회담을 통해 이같은 대화를 나눴다. 한·프랑스 정상 회담은 지난 6월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계기 이후 4개월 여 만이다.
문 대통령은 프랑스가 '녹생성장을 위한 에너지전환법'을 통해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법제화한 것을 평가하고, 한국의 탄소중립기본법 제정을 소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두 정상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마크롱 대통령이 먼저 관심 표명을 하자, 문 대통령은 현 정세를 소상히 설명하고는 남북, 북미 대화의 조기 재개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리고 한미가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언제든 필요한 역할과 기여를 기꺼이 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정상은 반도체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반도체 분야 등에서 한국과 프랑스 기업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제안했고, 문 대통령은 "특히 반도체와 전기차 등 신산업 분야의 공급망 및 기술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답했다.
회담을 마무리하면서 문 대통령은 2018년 프랑스의 국빈 초청 및 환대에 감사함을 전하면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편리한 시기에 방한해 줄 것을 제안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두 정상이 양자·다자 관심 사안 및 지역 정세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프랑스 정상회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약 45분 동안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도 회담을 했다.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도 한국의 NDC 상향 조정과 글로벌메탄서약 가입에 대해 높게 평가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고 박 대변인이 밝혔다.
이어 "지난 영국 G7에서 문 대통령과의 만남이 인상적이었다"며 친근감을 표했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한-EU 두 정상은 한국과 EU가 전략적 동반자로 양자 간 교류 협력 증진뿐 아니라 기후변화와 보건 등 주요 국제 현안 대응과 코로나 극복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해 온 점을 평가했다. 이어 저소득국에 대한 백신 지원과 글로벌 백신 공급망 강화에도 함께 기여해 나가기로 했다.
이어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한국이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디지털 및 신기술 혁신 분야에 있어서 양측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협력의 잠재성이 매우 크다는 데 공감하고는 "EU의 개인정보보호법(GDPR) 적정성 결정이 조속히 이루어지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한-EU 정상회의에 대해 "이번 한-EU 양자 회담은 양측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와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을 발전시키고 소통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한편 이날 G20 국제경제 및 보건 세션(1세션)에 참석해 "한국은 백신 접종을 늦게 시작했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접종완료율을 기록했고. 이제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라별로 코로나 백신 접종의 격차가 매우 크다"며 "자국의 미접종자에 대한 접종뿐 아니라 모든 나라의 백신 접종률을 함께 높이지 않고는 방역 상황의 안정적 관리와 완전한 일상회복이 어렵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빠르게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백신의 공평한 보급을 위해 코백스 2억 달러 공여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고, 백신 부족 국가에 대한 직접 지원도 계속할 것"이라며 "글로벌 백신 제조 허브로서 생산능력을 더욱 늘리겠다"고 했다.
또 "새로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국제보건 협력체계 강화 논의도 실질적 진전을 이뤄내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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