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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손가락으로 망치 든 궁중족발 사장, 또다시 감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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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손가락으로 망치 든 궁중족발 사장, 또다시 감옥에?

검찰, 궁중족발 연대한 9명에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특수건조물침해 혐의로 징역형 구형

"제 삶의 전부인 궁중족발에서 뿌리째 뽑혀나가는 것이라 절박했습니다. 저와 같이 재판하는 분들은 제 절박함을 이해해서 함께 해줬을 뿐입니다. 이들이 법을 어기거나 공동체 질서를 파괴하고자 한 이들은 아닙니다."

김우식 궁중족발 사장이 재판부를 향해 머리를 숙였다. 지난 8월, 김우식 사장을 비롯해 궁중족발 사태에 연대했던 9명에 대한 결심공판이 진행됐다. 검찰은 이들 모두를 특수공무집행방해와 특수건조물침입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궁중족발 가게를 침입해 점유한 김우식 등은 법원 집행관이 점포 점유를 해제하고 피해자(건물주)에게 이를 인도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맘상모 등에) 연락해 점포 앞으로 모이도록 했다"며 "이후 맘상모 및 옥바라지 선교센터 회원 약 30여 명은 집행관이 부른 열쇠공이 점포로 진입하는 것을 몸으로 막고 저지했고, 집행관으로 하여금 부동산인도 집행을 하지 못하게 했다"고 기소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김우식 등은 맘상모 및 옥바라지 선교센터 회원들과 공모해, 집행관의 집행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했을 뿐 아니라 (점포로) 들어오지 말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점포가 있는 건물) 필로티 안쪽 주차장까지 몰려 들어가기도(건조물 침임)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검찰은 김우식 사장에게 징역 3년6개월, 서모씨에게 2년 6개월, 이모씨에게 1년6개월, 한모씨에게 10개월, 김모씨, 한모씨, 황모씨, 강모 씨에게 각각 6개월형을 구형했다. 이중 두 명은 대학생 신분이었다.

▲ 궁중족발 가게. ⓒ프레시안(허환주)

궁중족발 사태로 또다시 교도소에 가나?

김우식 궁중족발 사장은 2016년부터 종로구 서촌 소재 궁중족발 건물 임대료 문제로 건물주와 갈등을 겪어왔다. 2009년 5월 21일, 사건이 발생한 태성빌딩 1층에서 궁중족발을 개업한 이래 10년 가까이 장사해왔다. 2년씩 3회 계약 갱신을 한 뒤, 2015년 5월에 1년짜리 계약을 했고, 그에 따라 계약완료는 2016년 5월이었다. 김 씨가 마지막으로 맺은 계약은 보증금 3000만 원, 월 임대료 297만 원이었다.

하지만 2015년 12월 건물을 인수한 건물주는 리모델링 명목으로 일시적 퇴거를 요구했고, 공사 이후 재계약 조건으로 보증금 1억 원, 월 임대료 1200만 원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이후 명소소송에서 재판부는 건물주의 손을 들어주었으나 궁중족발 사장은 가게를 비우지 않고 장사를 이어나갔다. 2018년 6월까지 12차례 강제집행이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강제집행을 막던 궁중족발 사장의 손가락 네 마디가 부분 절단되기도 했다.

급기야 마지막 강제집행 이틀 뒤인 6월 7일, 궁중족발 김우식 사장은 차 조수석에 실은 망치로 건물주를 가격했고 2019년 3월 26일, 2심에서 징역2년형을 확정받았다.

이후 2020년 6월 출소한 뒤, 그해 10월부터 서대문 홍제동에서 다시 궁중족발 가게를 열었다.

만약 이번에 실형을 받게 되면 궁중족발 사태로 또다시 교도소에 가게 되는 셈이다. 이번 재판이 건물주의 지속된 고발에 따른, '보복 고발'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판부, 24일 선고 내려

궁중족발 건물주는 2018년 6월, 마지막 명도집행으로 세입자인 궁중족발 사장을 쫓아냈지만, 그 자리는 다른 점포가 들어서지 않고 여전히 비워진 상태다.

재판부는 공판 마지막 날 증인으로 출석한 궁중족발 건물주에게 공실로 있는 건물을 지적하며 '무엇이 그렇게 급하다고, 새 임차인이 있는 것도 아닌데'라며 '기존 사람(궁중족발)이 장사하게 했으면, 조금 돈이 부족했더라도 서로 잘 살 수 있었던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우식 등 피고인 법률대리인 박병언 변호사는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월세 300만 원을 받던 것을 1300만 원으로 올려달라는 소유자의 '법적 권리'라는 명목 때문에 여기까지 오게 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이 재판은 (망치 사건 이후) 김우식 사장의 동료들에 대해서 적절히 불기소해야 할 것까지 무작위로 기소되면서 여러 모로 문제가 됐다"며 "공소를 제기한 검사들 스스로가 공소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공소장 자체에 증거가 부족하거나, 정확히 기재하지 못한 건들도 재판이 2년간 공전됐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이번 기소가 건물주의 '보복적인 고발'에 의한 것이라 판단된다며 "사회적 통합이라는 원리에 기초해서, 적절하게 최소한 양형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궁중족발 사장과 여기에 연대했던 사람들에 대한 선고는 11월 24일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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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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