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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경선 끝났지만…이낙연측 '불복'·국민의힘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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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경선 끝났지만…이낙연측 '불복'·국민의힘 '반색'

청와대·당지도부는 자제 당부…이재명 후보 선출 기정사실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이재명 후보의 승리로 끝났지만, 이낙연 전 대표 측이 경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며 결선투표를 주장하면서 민주당이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이낙연 캠프에 몸담았던 의원들은 11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후보 득표율은 49.32%로 과반에 미달해 결선투표를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발표된 민주당 최종 경선 결과에서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50.29%, 결선투표가 필요없는 과반 득표였다.

그러나 이낙연 캠프 측에서는 표 계산이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논거는, 경선을 중도사퇴한 정세균·김두관 예비후보의 표를 무효표 처리하지 않고 유효표로 산입하면 '분모'(총 투표수)가 커져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이 50%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홍영표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잘못된 무효표 처리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당 선관위와 지도부의 경선 결과 발표는 명백히 당헌당규에 위배된다. 특별당규에 대한 지도부 판단에 착오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9월 13일(정세균 후보 사퇴일) 이전에 정 후보에게 투표한 2만3731표와 9월 27일(김두관 후보 사퇴일) 이전 김 후보에게 투표한 4411표는 사퇴하지 않은 후보에게 투표한 것이므로 당연히 유효"라며 "당연히 합산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민 의원은 "(당헌당규) 법문 취지를 위반한 결정을 의도했다면 부정선거"라고까지 했다.

홍 의원은 당 선관위에 이의 제기 문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것이 이낙연 전 대표 본인의 뜻인지 기자들이 묻자 그는 "후보가 나서서 문제가 해결되리라 보지 않는다", "후보님도 알고 계신다고 생각한다"고만 했다. 다만 설훈 의원은 "(이 전 대표 생각도) 동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지난해 8월 제정한 특별당규 '제20대 대통령선거후보자 선출규정' 59조에는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하는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고 명시돼 있다.

당 지도부는 이를 근거로 이낙연 캠프의 문제제기를 일축하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해당 특별당규는) 내가 당 대표 때 만든 것도 아니고 이해찬 전 대표 때 만들어서 지난해 8월 이낙연 후보가 당 대표로 선출될 때 전당원투표에 의해 통과(8.29 전당대회 당시 의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어제 우리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를 20대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자로 선포했고 제가 추천서를 공식 전달했다"며 "오늘 오후 이 후보가 최고위와 간담회를 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는 등 이재명 후보 선출은 기정사실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송 대표는 특히 "대통령께서도 어제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경선 과정도 잘 됐다'고 분명히 명시해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전날 박 대변인을 통해 경선 결과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전했다. 박 대변인의 브리핑 제목 자체가 '여당 대통령 후보 지명 축하 관련 대통령 말씀에 대한 서면 브리핑'이었다.

이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민주당 당원으로서 이재명 지사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축하한다. 경선 절차가 원만하게 진행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선의의 경쟁을 펼친 다른 후보들에게도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한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중도 사퇴한 후보들도 힘을 보탰다. 정세균 전 총리는 "이재명 후보에게 축하를, 다른 후보들께는 격려와 깊은 위로를 보낸다"며 "원칙을 지키는 일이 승리의 시작이다. 4기 민주당 정부를 향해 함께 나아갈 때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두관 의원은 "승리를 축하하고 패자를 격려하는, 민주당의 잔치가 되어야 할 축제의 자리가 이상하게 변질되고 있다"고 이낙연 캠프 측을 에둘러 비판했다. 김 의원은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일은 경선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라며 "민주당은 이미 특별당규에서 사퇴한 후보의 득표는 무효로 처리하기로 합의된 룰을 가지고 있었다. 경선을 마치고 나서 그 룰 자체를 문제삼고자 하는 일은 오로지 민주당의 분란을 낳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낙연 캠프 측도 물러설 태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경선 불복 논란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무효표 처리 규정이 형식적·절차적 명분이라면, 이낙연 예비후보가 60% 이상의 득표로 압승한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는 내용적인 명분이 되고 있다.

전날 공개된 3차 선거인단 투표(약 24만명) 결과는 이낙연 62.37%, 이재명 28.3%로, 이재명 후보의 과반 흐름이었던 1차(60만 명), 2차(30만 명) 선거인단 투표 결과와 완전히 상반됐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를 놓고 '대장동 리스크'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이낙연 경선 후보와 함께 경선 결과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재명 때리기' 합심…"찝찝한 승리" 조롱도

야당인 국민의힘 측은 민주당 경선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최종 후보가 된 이 후보에 대한 막판 '힘 싣기'가 아닌 '힘 빼기'가 된 것에 반색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날 당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 후보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하고 싶지만 우려부터 앞선다"며 "도덕성, 인품, 정책 중 어느 하나 자랑할 만한 것이 없는 이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의 진실이 밝혀지며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했다. 통상 상대 당이라도 당 대표·대선후보 등이 선출되면 의례적으로 건네는 축하 인사말조차 없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경선의 최대 이슈는 이 후보의 3차 투표 참패였다. 이 후보 입장에서는 찝찝한 승리를 거둔 것"이라며 "이 후보의 '턱걸이 승리'와 민주당의 애매모호한 무효표 반영 기준으로 이낙연 후보는 경선 불복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축하드린다. 앞으로 국민을 위해 좋은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 달라"며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선거캠프를 통해 발표했으나, 이어 SNS에 올린 글에서는 "3차 선거인단 투표는 '대장동 게이트'에 대한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며 "저는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민주당 지지층도 대장동 게이트를 이재명 게이트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한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분들도 이재명 지사의 행태를 크게 걱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의원도 SNS를 통해 "승승장구하던 이 후보가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28%를 득표한 것은 '비리 후보로는 안 된다'는 민주당 대의원들의 심판"이라고 이 후보를 비판하는 한편 "야당도 마찬가지다. 결국 온갖 가족 비리와 본인 비리에 휩싸인 후보로는 본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당내 경쟁자인 윤 전 총장을 겨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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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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