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의 대부분은 다양한 식품을 함께 사용해 만든 것들이다. 음식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식품은 맛과 향, 영양적인 측면을 고려해 선택하기 때문에 좋은 궁합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식품을 다양하게 함께 사용하게 되면 각각 지니고 있는 영양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부족한 영양성분을 보충해주는 역할도 할 수 있다. 또한 영양학적으로 궁합이 좋은 식품을 함께 사용하게 되면 체내 흡수도 도와주게 되어 영양효율을 높여 주는 음식을 만들 수도 있다.
바람직한 식품의 조합을 살펴보면 쌀의 경우 콩과 좋은 궁합을 보인다. 쌀에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필수아미노산인 리신(lysine)이 적고 유황 아미노산인 메티오닌(methionine)이 많은 편이기 때이다. 반면 콩에는 단백질 함량도 많고 아미노산 중 리신이 많지만 메티오닌이 적다. 그렇기 때문에 쌀과 콩을 같이 요리하게 되면 단백질의 영양 효과가 상승하게 된다. 또한 콩에는 쌀에는 부족한 비타민B1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쌀은 쑥과도 좋은 궁합을 보이는데 쌀은 지방, 섬유소, 칼슘, 철, 비타민A·C가 부족하다. 반면 쑥에는 칼슘과 섬유질, 철, 비타민A·B1·C, 엽록소를 함유하고 있어 쌀을 쑥과 함께 섭취하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고 인체 면역력과 소화력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여름철 간식으로 즐겨 먹는 옥수수는 우유와 좋은 궁합을 나타낸다. 옥수수의 주성분은 당질로 대부분 녹말이며 포도당은 미량이다. 단백질은 옥수수 알갱이의 껍질 부분에 적게 들어 있는데 이런 영양적인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영양이 풍부한 우유를 함께 섭취하면 옥수수에 부족한 단백질과 비타민A를 비롯해 비타민B군을 보충할 수 있다.
반찬으로 자주 사용되는 채소인 오이나 당근에는 비타민C를 파괴하는 산화 효소인 아스코르비나아제(ascorbinase)가 들어 있어 다른 채소와 같이 먹을 경우 비타민C가 손실된다. 아스코르비나아제는 산성과 열에 약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반 채소와 날것으로 함께 조리할 때는 식초나 레몬즙을 조금 첨가하게 되면 산화 효소의 작용이 억제되기 때문에 비타민C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시금치는 비타민A·C가 풍부하고 칼슘과 철분, 요오드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식품이다. 그런데 시금치에는 수산이 많이 들어 있어 과잉 섭취하게 되면 결석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주의해서 섭취해야 한다. 결석이 잘 형성되는 조건은 칼슘과 수산의 비율이 1:2일 경우인데 시금치와 같이 수산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할 때 칼슘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참깨를 곁들여 먹으면 칼슘과 수산의 비율이 깨져 수산은 몸 밖으로 배출이 된다.
생선은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산을 공급해주는 식품으로 건강한 식품 하나이다. 이 생선을 조릴 때는 무를 냄비 바닥에 깔고 생선을 얹어 조리하게 되면 생선이 눌어붙지 않을뿐만 아니라 무가 가지고 있는 매운 성분이 이소시아네이트(isocyanate)가 생선 비린내를 없애주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조림으로 많이 이용되는 고등어의 경우 철분이 많고 흡수율도 높은데 무에는 비타민C와 소화효소가 많이 때문에 생선이 가지고 있지 않은 영양을 보완해 주고 맛도 상승시켜 준다.
겨울철 별미이자 영양이 풍부한 식품인 굴은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하지만 수분이 많기 때문에 세균이 번식하기 쉽고 자가효소가 들어 있어 시간이 지나면 성분의 변화를 일으켜 탄력성을 잃어버린다. 이러한 굴에 레몬즙을 떨어뜨리면 좋지 않은 냄새를 가져 주고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살균효과 나타내고 레몬의 아스코르빈산(ascorbic acid)은 철분의 장내 흡수를 도와준다. 또한 레몬즙은 굴의 탄력성을 유지하는 효과도 나타낸다.
돼지고기의 질긴 부위를 요리할 때는 파인애플을 사용하면 기호성을 높일 수 있다. 파인애플에는 브로멜린(bromelin)이라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들어 있는데 이 효소가 고기를 연해지게 만들고 파인애플 때문에 향과 단맛이 감도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 한편 돼지고기랑 궁합이 좋은 식품에는 표고버섯, 새우젓 등의 식품 등도 있다. 돼지고기에는 콜레스테롤이 다량으로 들어 있어 섭취할 때 생활습관병의 우려가 있는데 표고버섯에는 식이섬유가 많아 함께 먹는 식품 중의 콜레스테롤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억제하여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고 돼지고기의 누린내를 없애면서 독특한 맛과 향을 더해준다. 표고버섯 뿐맛 아니라 대부분의 버섯류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육류와 좋은 궁합을 보인다.
돼지고기의 주성분은 단백질과 지방인데 단백질이 소화되려면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protease)가 필요하다. 새우젓은 발효되는 동안 많은 양의 프로테아제가 생성되어 소화제 역할을 하며 강력한 지방분해효소인 리파아제(lipase)도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기름진 돼지고기의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쇠고기는 배와 좋은 궁합을 보이는데 배에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함유되어 있어 단단하고 질긴 고기의 단백질이 분해되어 아미노산이 생성되므로 고기가 연해지고 맛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쇠고기는 단백질이 주성분으로 칼슘과 비타민A가 적고 비타민C는 전혀 없기 때문에 칼슘과 철분 향이 좋은 깻잎과 함께 요리하면 영양과 기호성을 둘 다 충족시킬 수 있다. 한편 깻잎은 엽록소와 비타민C가 풍부해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식품 중에는 좋은 궁합을 보이는 것들도 있지만 함께 섭취하면 좋지 않은 것들도 있다. 함께 섭취하면 좋지 않은 궁합을 보이는 식품들도 있다.
도토리묵과 감은 좋지 않은 궁합을 보인다. 도토리묵은 주성분이 녹말이지만 타닌이라는 성분도 함유하고 있다. 도토리묵과 감을 함께 섭취하는 경우는 드물겠지만 함께 섭취하게 되면 변비가 심해지고 빈혈증세가 나타나며 적혈구를 만드는 철분이 타닌과 결합해서 소화·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
문어와 고사리도 좋지 않은 궁합을 보이는 식품이다. 문어는 영양가는 높지만 소화에 부담이 있는 식품이다. 고사리에는 섬유질이 3% 이상 들어 있어서 문어와 고사리를 함께 섭취하게 되면 위가 약한 사람의 경우 소화불량에 걸릴 수가 있다.
미역국에는 파를 넣지 않는데 파와 미역은 모두 미끈미끈한 성분인 알긴산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역요리에 파를 넣게 되면 음식맛이 어울리지 않게 되고 알긴산의 흡착력이 떨어지게 된다.
보양식인 장어는 복숭아와 좋지 않은 궁합을 보인다. 장어는 고단백식품이기 때문에 평소에 지방섭취가 부족한 사람의 경우 소화가 더디게 된다. 후식으로 복숭아를 먹을 경우 복숭아에서 신맛을 내는 유기산이 장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설사를 일으키기 쉽다.
한편 일부 식품은 영양적으로 매우 우수하지만 과잉 섭취시 오히려 몸에 해로운 경우도 있다.
감은 적당히 섭취하면 고혈압에 효과가 있지만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감속의 타닌산이 체내의 철분과 결합되는 성질이 있어 철분 부족으로 빈혈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타닌산은 변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배는 효소가 많아 적당히 먹으면 소화를 촉진시키고 석세포가 있어서 변비에도 효과가 있다. 석세포는 매실과 같은 과일에도 있는 까칠까칠한 세포를 말한다. 하지만 과식을 하게 되면 속이 냉해질 수 있기 때문에 소화기가 약한 사람은 많은 양을 먹는 것은 금물이다.
미역은 산후에 좋은 식품이긴 하나 염분이 높기 때문에 너무 오랜기간 많이 섭취하게 되면 몸이 부을 수도 있다.
알로에는 항암, 해독, 살균, 내장 기능 항진 등의 효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알로에 생즙을 귀 밑에 문질러 보았을 때 통증이나 발진이 일어나는 사람을 금하는 것이 좋다. 또 알로에는 골반부에 충혈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임신이나 월경 중인 여성을 사용에 주의를 하는 것이 좋다.
후추는 소화를 촉진하고 식욕을 돋우는 향신료지만 매운성분이 위에 출혈과 염증을 일으킬 수 있어 과용은 좋지 않다. 특히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의 증세가 있는 사람에게는 출혈의 위험이 더욱 크고 혈압 상승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에게는 좋지 않다.
달걀은 필수 아미노산을 가장 이상적으로 포함한 완전식품으로 이용도가 무척 높은 식품이다. 그러나 달걀의 노른자는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고 흰자에 들어있는 아비딘이 비타민의 작용을 방해하여 피부염이나 탈모증세를 일으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하루 10개 이상은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처럼 식품은 좋은 궁합을 나타내는 식품도 있고 좋지 않은 궁합을 나타내는 식품도 있으며 영양적으로 좋지만 지나치게 섭취하면 오히려 우리몸에 해가 되는 식품도 있다.
최근에는 먼지 등 환경과 식품 등으로부터 알레르기 증상 및 아토피 증상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식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식품을 정확히 알고 주의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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