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통일교 행사에서 연설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슬람 무장세력 알 카에다의 미 항공기 납치 테러로 미국인 3000명 가까이 사망한 9.11 테러 20주년에 미국 전직 대통령이라는 지위에 걸맞는 행동이냐는 문제제기다. 트럼프는 이날 저녁 플로리다에서 열린 복싱 경기 해설에 나선 것도 9.11테러 추모 분위기를 해치는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뉴욕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9.11 테러 추모 행사에는 불참하고 이날 오후 따로 뉴욕 소방서와 경찰서를 방문했다.
트럼프는 이날 경기 가평군 청심월드센터에서 열린 통일교 행사 '싱크탱크 2022 희망전진대회'에 사전 녹화된 연설 영상을 보냈다. 그가 통일교 행사에 출현한 것은 통일교가 공화당과 깊은 유대를 맺고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12일 보도했다.
이 언론은 트럼프와 통일교의 관계에 대해 "트럼프는 1991년 플로리다의 리조트 마라라고를 문선명 목사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고 보도되기도 했다"며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딕 체니 전 부통령 등 다른 공화당 고위 인사들도 이 단체가 주최한 행사에서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또 문선명 목사의 아들인 문형진 씨가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고, 지난 1월 6일 국회의사당 폭동에 참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언론은 또 문형진 씨가 펜실베이니아주에 '세계 평화와 통일 성역 교회'라는 교회를 설립했는데, 이 곳에서는 AR-15 소총을 휴대하고 예배를 드린다고 관련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고 문선명 목사와 부인인 한학자 씨에 대해 "전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한 위대한 인물"이라고 칭찬했다. 그는 “한국은 전쟁으로 초토화된 땅을 선진국으로 일구고, 미국의 우방이자 동맹국으로서 위대한 민주주의 국가를 세웠다”며 “한국의 발전 사례는 더 나은 미래와 평화를 성취하고자 노력하는 모든 이들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이자 희망의 증거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재임기간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으로 "남북한의 더 밝은 미래를 위해 새로운 길을 구축할 수 있도록 기여한 일"을 꼽으며 “매우 중요한 사실은 김 위원장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금지’와 ‘핵무기 실험 금지’라는 저와의 약속을 오늘날까지 지켜오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트럼프 외에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훈센 캄보디아 총리, 호세 마누엘 바호주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고 통일교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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