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여야 간 경쟁은 경쟁이고 민생은 민생"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에 "대선을 앞두고 있어서 여야 간에 경쟁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지만 경쟁은 경쟁이고 민생은 민생"이라면서 "국민의 삶을 지키고 더 발전시키는 일에 함께 힘을 모아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로 인한 여러 가지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또 일상 회복과 새로운 도약을 이루는 과제는 우리 정부에서 끝나지 않고 다음 정부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그런 과제이기 때문에 국회에서도 여야를 초월해서 많이 도와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국회에서 입법과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그런 과제들은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여․야․정 간에 대화와 타협을 통한 진정한 협치가 아주 절실하게 필요한 때"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말년이라는 것이 없다"면서 "임기 마지막까지 위기 극복 정부로서 사명을 다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는 회복, 포용, 도약의 의지를 담은 22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면서 "절반 이상을 다음 정부에서 사용하게 될 예산이다라는 점도 감안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기국회는 우리 정부로서는 국정과제들을 매듭지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고, 또 시급한 민생 개혁 과제들을 처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며 "국정의 마지막까지 정부가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한다"며 거듭 당부했다.

이어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원만한 국회 운영을 위해서 노고가 많으셨다"고 격려한 다음, 정진석 부의장에게는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을 야당에서 유일하게 대표발의를 하셨다고 들었는데, 여야 간의 합의를 통해서 그 법안이 아주 원만하게 잘 처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뒤늦게 원 구성이 되었지만, 여야가 원만한 합의로 원 구성을 하게 되어서 협치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했다. 이어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이번에 문제가 되었던 언론관계법도 여야가 합의해 숙려의 시간을 갖도록 합의했다"며 "이러한 합의의 정신이 앞으로 협치의 굳건한 토대가 되기를 저희들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이번에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고생을 많이 했다"며 "여야가 언론중재법으로 갈등할 때 적절하게 조정과 중재가 이루어졌던 것은 참으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박 의장과 야당 몫 국회 부의장으로 선출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새로 구성된 국회 상임위원장들에 대한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등 국회에서 총 21명이 초청됐다.

약 100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 박 의장과 정 부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언론중재법, 가짜뉴스 근절, 디지털집현전과 데이터 댐 사업, 글로벌 백신 허브 구축, 종전선언의 필요성, 언론 개혁과 검찰 개혁, 군 급식 개선, 전자발찌 제도 개선, 소통·대화·협치의 필요성 등에 대해 발언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한 후, 언론중재법과 관련하여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제하며 "다자회의에 가보면 가짜뉴스가 전 세계적으로 횡행함을 알 수 있다"면서 "G7 정상회의의 '열린 사회' 세션에서 정상들은 공통적으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로 극단주의, 테러, 가짜뉴스를 꼽았다"며, "외국에서 백신접종률을 높이는데 지장을 초래하는 중요한 요인이 백신에 대한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오늘 오찬 간담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으며, 새로운 국회 부의장 선출과 상임위원단 구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대화와 타협의 중요성을 공감하는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다시금 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정권에 따라 위기 극복의 해법은 큰 차이가 없기에, 현재의 노력은 다음 정부로 고스란히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