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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역선택 갈등' 확산일로…이준석, 봉합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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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역선택 갈등' 확산일로…이준석, 봉합 성공할까?

이준석 "선관위 룰 수정 권한 있다", 정홍원 "사심없이 이끌어 가겠다"

국민의힘이 대선후보 경선 규칙을 놓고 당내 의견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이른바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할 것이냐가 핵심이다. 일부 후보들이 정홍원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의 사퇴론까지 제기하자 결국 이준석 당 대표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관위에 힘을 실었다. 그는 "최근 우리 당 경선 후보들의 선관위에 대한 지적이 시작됐다"며 "추가적 논쟁을 막기 위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겠다. 경선준비위원회는 3차에 걸친 경선안과 여론조사-당원투표 반영 비율 등을 포함한 경선계획안을 (최고위에) 보고했고 최고위는 해당 안을 추인했다. 이와 별개로 선관위는 기 추인된 경선준비위 안을 수정하고 적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교통정리를 시도했다.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이미 경준위가 최고위로부터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지 않는다는 안을 보고해 승인을 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선관위에서 이를 변경하려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반면 찬성 측에서는 경준위는 경선 룰 결정 권한이 없고, 선관위가 전권을 위임받은 만큼 얼마든지 수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홍원 선관위원장도 지난달 30일자 언론 인터뷰에서 "경준위 안은 하나의 안에 불과하다"며 "선관위는 경준위 안을 전부 다시 검토해서 가감하기도 하고, 다른 걸로 대체하기도 할 것"이라고 했다. "경준위 안이 확정된 안이라면 그냥 그걸로 경선하면 되지 뭐하러 선관위가 이 고생을 하겠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반대 측인 홍준표 의원이 "심판의 독선은 심판 경질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정 위원장을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유승민 전 의원도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는 순간 공정한 경선은 끝장난다. 그런 식으로 경선판을 깨겠다면 그냥 사퇴하라"고 비난하는 등 경선 룰 갈등이 정 위원장 거취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이런 가운데 나온 이준석 대표의 발언은 결론적으로 '정홍원 선관위'가 기존 경준위 안을 수정할 권한이 있음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 대표는 "선관위는 공정하고 중립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결론을 신속히 내려서 이 논쟁이 장기간 지속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이 대표는 같은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경준위가 기 결정한 사안이 있는데 여기에 변경을 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논란이 가중된 것 같다"면서 "정 위원장께서 말씀하신 것은 '수정의 권한이 본인에게 있다' 정도로 이해하면 되지 '다 들어엎겠다' 이런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정 위원장도 이날 입장문을 발표하고 논란 자제를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처음도 나중도 공정이라는 가치를 최고 목표로 삼고 사심없이 경선을 이끌어 가겠다"며 "후보자들도 경선이 끝난 뒤 모두 손 잡고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드는 데 각자의 힘을 결집할 수 있는 유쾌한 경선이 되도록 참여와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정 위원장은 전날 선관위 회의에서 "내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견강부회하는 그런 발언은 적절치 못하다"며 발끈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홍준표·유승민 캠프 측에서 자신이 지난달 5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만난 것을 문제삼는 데 대해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이 국가 원로를 찾아다니는 중에 오겠다고 하는데 그걸 거절할 사람이 있겠나"라고 반박했다.

정 위원장은 "어떤 안도 성안되거나 확정된 것이 없다. 마치 (이미 결정된) 어떤 안이 있고 그 방향으로 간다는 얘기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이 이끄는 당 선관위는 전날 회의에서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찬성 측과 반대 측을 각각 불러 의견을 들었다. 찬성 측은 윤석열·최재형·황교안 후보였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선관위 결정에 따르겠다'며 사실상 기권했다. 나머지 후보 8인은 모두 도입 반대 입장이었다.

찬반 각 측의 주장 '강도'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반대 측에서는 "이미 정해진 원칙을 깨고자 한다면 결국 파행으로 갈 것이고 파국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유승민 캠프 오신환 전 의원, 이날 CBS 라디오)라고 하는 등 강경한 입장이다.

홍 의원도 전날 SNS에 쓴 글에서 "더 이상 중재안이나 변형된 형태의 역선택 방지 조항 포함 시도도 하지 말라"며 "이제 그만 그 논쟁은 멈추고 공정과 상식에 의거해서 공정한 경선관리에만 전념해 달라"고 주장했다.

반면 찬성 측인 윤석열 캠프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간에 선관위 결정을 존중할 것"(김병민 대변인, 이날 MBC 라디오), "저희가 역선택 방지 조항을 꼭 삽입해서 이것을 관철시키겠다는 정치적 행보를 취한 것이 아니다. 당에서 먼저 입장을 물어본 것 아니냐"(윤희석 대변인, 같은날 CBS 라디오)라고 다소 열린 입장을 취하고 있다.

최재형 캠프는 이제껏 박대출·조해진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을 강력히 추장해 왔지만, 최 후보 본인은 전날 "역선택 방지조항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말씀드렸고, 저는 어제 참모들에게 '이제 이 문제를 더 이상 우리가 거론하지는 말자. 충분히 문제가 있다는 걸 말씀드렸으니까 이제는 선관위 결정을 따르자'고 내부적으로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당 선관위는 전날 각 후보 측 입장을 청취한 데 이어, 이날은 전문가들의 의견까지 들어 본 후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오는 5일 선관위 주재로 열리는 후보 간담회 겸 공정경선 서약식 자리에서는 정 위원장이 직접 후보자 본인들로부터 의견을 들을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1차 컷오프 발표는 오는 15일로, 이를 위해 일정은 오는 13~14일 이틀간 여론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여론조사 1주일 전쯤에는 룰이 확정돼야 하는 만큼, 후보 간담회가 열리는 5일을 전후로 최종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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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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