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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인 이송 작전에 영유아 100여명 고려 우유병까지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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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인 이송 작전에 영유아 100여명 고려 우유병까지 동원

아프간 탈출자 "나와 가족 생명 지키기 위해", 정부 "인도적 고려"

아프가니스탄 내 한국 조력자들을 한국으로 이송하기 위해 정부는 군 수송기 3대를 급파했다. 또 이들을 카불 공항으로 데려오기 위해 버스 6대를 투입했고, 조력자들의 가족들 중 영유아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분유와 우유병까지 준비했다.

25일(현지 시각) 정부의 군 수송기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인근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한 주아프가니스탄 한국 대사관 현지 여성 직원은 한국행을 택한 이유에 대해 "나와 가족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라고 말했다. 그는 남편, 아들 둘과 함께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 직원 외에도 총 391명의 아프간 내 한국 조력자들이 이슬라마바드를 거쳐 이날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를 탑승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별다른 사고 없이 이송 작전이 진행되고 있으나 이들이 카불 공항까지 도착하고 이후 한국행 수송기를 타기까지는 적잖은 난관이 있었다.

▲ 한국행 아프간인을 찾고 있는 외교관. 빨간 원 안에 KOREA를 적어 공항 주위를 돌고 있다. ⓒ외교부 제공

▲ 신원확인증(빨간 원 안)을 들어보이며 한국행 대상자임을 증명하고 있는 아프간 조력인 ⓒ외교부 제공

25일(한국 시각)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8월 초부터 (이송 작전을) 준비했는데 15일 탈레반의 수도 진입이 빨라지면서 지금까지 준비했던 것이 물거품이 됐다"며 "민항기는 서명만 하면 되는 단계였다가 취소됐고, 결국 탈출을 위해서는 자력으로 공항에 오는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카불 공항이 아프가니스탄을 빠져나가려는 인파로 뒤덮이면서 한국 조력자들이 공항에 진입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주재한 18일부터 이틀에 한 번씩 열렸던 20개국 외교 차관회의에서 공항 진입 문제가 제기됐고, 이에 따라 셔먼 부장관은 버스를 활용해 이들을 이송하는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상자들과 이메일을 통한 연락을 통해 집결지와 일시를 전달하고, 이들을 버스에 태우고 공항에 진입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와 함께 근무했던 (조력자들의) 연락망이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매우 탄탄했다"며 "대사관과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 한국 병원, 직업훈련원 등 소속 기관에서 각각 아프간인 대표가 있었고 그들이 연락하는 체계로 움직여서 한국행을 원하는 사람들은 집결지에 모두 맞춰서 올 수 있게 했다"고 전했다.

▲ 카불 공항에서 한국인 조력자들을 대상으로 신원확인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정부는 이들을 안전하게 수송하기 위해 군 수송기 3대를 현지로 보냈다. 국방부 당국자는 승무원과 의료 인력, 우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력 등 총 60~70여 명이 이번 작전에 투입됐다며 "이송 인원 중에 영유아가 100여 명(8월 신생아 3명 포함)이 있었다. 그래서 저희가 분유와 우유통을 준비하기도 했다"며 작전에 만전을 기했다고 밝혔다.

또 세 편의 수송기 중 C-130J에 대해 이 당국자는 "해당 수송기의 경우 기내에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있는 것이 아니고 짐칸으로만 구성돼 있어서 자체적으로 매트리스를 준비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 한국 군 수송기에 탑승 중인 아프간인 ⓒ외교부 제공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이송 작전에 대해 "대한민국 외교에 있어 이렇게 우리가 적극적으로 가서 데리고 온 사례는 처음"이라며 "한국이 그 정도의 인도적 고려를 할 수 있는 나라로 성장했다는 뜻"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아프간 조력자 이송과 관련한 기사에 달린) 댓글을 봤는데 외국 난민을 수용하는 부분에 대해 국민 여러분들의 반감이 꽤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면서도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를 도와줬던, 동료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데려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더라"라며 국민들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생사의 기로를 넘어 한국행을 택한 아프간 조력자들 391명은 25일(현지 시각)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전원 무사히 도착했다. 외교부는 해당 군 수송기에 이송 지원을 위해 카불에 입국했던 대사관 선발대 직원도 탑승했다며 주 아프가니스탄 한국 대사관 직원도 모두 철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곧 이슬라마바드를 출발해 한국 시간으로 26일 오전과 오후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이후 충청북도 진천에 위치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 머물게 된다.

▲ 카불 공항에서 신원확인을 마친 아프간인이 한국 정부가 발급한 여행증명서(빨간 원 안)를 들고 가족들과 함께 군 수송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외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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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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