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2일(현지시간)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11일 안에 붕괴될 것이라고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날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아프간 사태에 대해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변화였고 이 모든 것이 11일 동안 일어났다. 누구도 아프간 정부가 11일 안에 무너질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 정부의 붕괴 속도에 대해 "초기에는 1년에서 2년, 또 몇달까지 다양한 평가가 있었다"며 "(탈레반 점령 시기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매우 어려웠다"고 말했다. 미군이 아프간 현지 상황에 대한 정보 수집과 예측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시인한 발언이다.
그는 앞선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이미 탈레반 세력과 합의한 올해 5월 1일이라는 철군 시한에 직면했기 때문에 "매우 빨리 상세한 평가를 거쳐 모든 선택지를 검토해야 했지만 어떤 것도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도 두 차례의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번 사태의 발단이 트럼프 정부가 탈레반과 철군을 합의한 사실에 있으며, 정권을 물려 받은 입장에서 '철군'아니면 '전쟁' 두 개의 선택지 밖에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는 아프간에 남아 있는 미국인들의 아프간 탈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미국과 국제사회에 협조했던 아프간인들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구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제이크 설리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CNN과 인터뷰에서 언급한 것처럼 카불에서 구출 작전과 관련한 '테러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실제 얼마나 많은 아프간인들까지 구출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설리반 보좌관은 "아프간에서 대피하려는 미국인과 아프간인에 대한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의 위협은 현실이며 심각하고 지속적"이라면서 모든 미군 장비를 동원해 테러 차단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미군은 자칭 IS 지부라고 주장하는 IS-K가 카불 공항과 그 주변에 대한 위협 탓에 카불 공항으로 가는 대체 경로를 구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7개국, 24일 아프간 사태 관련 긴급 정상회의
한편, 미국과 영국 등 주요 7개국은 오는 24일 아프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 정상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올해 G7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22일 "국제사회가 (난민들의) 안전한 대피를 보장하고 인도주의적 위기를 예방하며 아프간인이 지난 20년간 누려온 혜택을 지켜낼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며 긴급 정상회의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화상으로 진행하는 회의에는 영국,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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