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했다. 수화통역사와 장비를 다루던 몇을 빼면 모인 사람은 거의 없었다. 사람보다 바닥에 깔린 전선이 더 많았다. 마이크를 잡은 사람은 앞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카메라를 보고 말했다. 큰 화면에 이따금 많은 얼굴들이 보였지만 실감나지 않았다.
코로나 시대에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말들이 있다. 마냥 미뤄두기 힘든 일들이 있고, 말하지 않고는 견디기 힘든 사연들이 있다.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있다. 그래서 집회와 시위는 딜레마다.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들과 막지 않을 수 없는 당국의 입장은 언제나 부딪친다.
20일, 장애인 단체들이 온라인 집회를 열었다. 썰렁한 줄만 알았던 집회는 온라인에서는 대성황이었다고 했다. 광장이 아니어도 사람들은 작은 목소리들을 한 데 모으고 있었다. 코로나 시대의 집회 풍경은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이날의 있던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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