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반대 집회에서 시위대 한 명이 칼에 찔리고 기자 한 명이 폭행을 당하는 등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15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백신 접종과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조치에 반대하는 집회가 14일 오후 LA 시청 앞에서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우파 세력이 주도한 이 집회는 내주 초 LA 시의회가 식당, 술집 영화관, 체육관 등을 방문하기 위해 최소 1회 이상의 백신 접종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처리하기로 한 것에 반대하기 위해 열렸다.
이들은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이 "의료 폭정"이라면서 이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유혈 충돌은 마스크 반대 집회에 맞서는 좌파 단체의 '맞불 집회'가 동시에 열리면서 발생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열린 집회에서 백신 반대 시위대와 맞불 시위대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 한명이 교차로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고 한다. LA 경찰 측은 "현재 조사 중에 있다"며 폭력이 발생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와 피해자 신원 등에 대해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또 이날 집회를 취재하던 기자 한명은 백신 반대 시위대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폭로하기도 했다. 프랭크 스톨츠 KPCC 기자는 "오늘 내게 지난 30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하면서 한번도 일어난 적이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백신 반대 시위 참가자들이 나를 걷어 차고 안경을 벗겼다"고 밝혔다.
바이든 "마스크 착용은 정치 아닌 안전 문제"
이번 LA 집회 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조치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개학을 앞두고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플로리다, 텍사스 등 공화당 출신 주지사들이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반대하고 있고,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심지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학교에 주정부의 자금 지원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테네시주의 한 카운티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교육위원회 회의에 들이닥쳐 마스크 의무화 주장을 하는 의사를 위협하는 등 난동을 피우기도 했다.
급기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 백악관 연설을 통해 "학교에서 아이들의 마스크 착용은 정치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우리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에 관한 것"이라고 별도로 입장을 밝히기까지 했다.
코로나 입원 환자의 2.4%가 아동...사상 최고치
최근 델타 변이가 미국 코로나19의 지배종이 되면서 병원에 입원하는 어린이 환자들의 숫자도 급증했다. 15일 <더힐>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한 아동(만 18세 이하)의 숫자는 1900명 이상으로 전체 입원 환자의 2.4%를 기록했다. 만 18세부터 49세까지 청년층과 중년층 환자 숫자도 지난 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언론은 "델타 변종이 어린이들에게 이전에 비해 더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는 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입원자 및 사망자 숫자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아직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없는 만 12세 미만의 아동들은 새 학년이 시작됨에 따라 학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