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독립기념일(7월 4일)을 축하하는 의미로 불꽃놀이를 하고 축포를 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 해 독립기념일 행사가 대부분 취소됐다가 1년 뒤 맞이한 올해(2021년) 독립기념일은 미국인들에게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일 백악관에서 필수 노동자 및 군인 가족 등 1000명을 초대해 바베큐 파티를 열고 내셔널몰에서 펼쳐진 불꽃놀이를 감상했다.
축포도 전국 곳곳에서 발사됐다. 문제는 축포만이 아니라 각종 총기사고도 어김없이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미국에서 발생하는 총기 사고를 집계하는 '총기 폭력 아카이브'와 NPR에 따르면, 독립기념일 연휴 기간(2일 밤 11시 30분부터 72시간) 동안 전국적으로 540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89명이 숨지고 516명이 다쳤다.
다른 지역에 비해 총기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경우, 이번 연휴 동안 최소 95명이 총에 맞았다고 보도했다. 시카고 경찰청장은 <시카고 트리뷴>과 인터뷰에서 올초부터 현재까지 6100개 이상의 불법 총기류를 회수했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버지니아와 오하이오에서는 총기 사고로 미성년자들이 다치거나 사망했다. 버지니아 노퍽에서는 2일 15세 소년이 총기를 난사해 6세부터 16세 사이의 어린이 4명이 부상을 당했다. 오하이오 톨레도에서는 5일 새벽 총격으로 17세 소년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쳤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미 전역에서 총기 구매가 크게 늘었다. 한 예로 캘리포니아주 법무부는 1일 지난 한해 새롭게 등록된 총기는 117만여 정이며, 권총 판매는 전년 대비 65.5%, 장총 판매는 전년 대비 45.9%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총기 구매가 증가하면서 살인 사건(2202건, 전년 대비 31% 증가) 등 폭력 사건도 크게 늘었다. CNN에 따르면 지난해 미 도심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은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23일 연설을 통해 불법 총기상들을 '죽음의 상인'으로 지칭하며 무관용 원칙을 밝혔다. 그는 "전염병 대유행에서 벗어나고 외부 생활이 정상화하면서 여름 범죄 급증세가 더욱 확연히 나타날 우려가 있다"며 신원 조회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불법이 적발될 경우 "총기 판매상 면허를 취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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